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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존엄사 논란’ 뇌종양 투병 뉴욕 한인여성 사망
동아일보
업데이트
2013-02-14 10:11
2013년 2월 14일 10시 11분
입력
2013-02-14 03:04
2013년 2월 14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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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의 한국인 여성 이성은 씨(그레이스 이·29)가 뇌종양으로 10일(현지시간) 숨을 거뒀다. 그는 뇌종양 투병과정에서 '존엄사 논란'으로 주목을 받았었다.
13일 뉴욕타임스 등 현지 언론은 뇌종양으로 뉴욕주 노스 쇼어 대학병원에 입원했던 이 씨가 숨졌다고 보도했다. 이 씨는 치료가 힘들어지자 본인과 가족, 병원 측 간에 존엄사를 시행할지를 놓고 의견 충돌이 빚어져 미국 사회에 논란이 됐다.
지난해 가을 입원 당시 병원 측은 이 씨가 분명한 의지로 존엄사를 택했다고 주장한 반면에 가족들은 이 씨의 생각이 바뀌었다며 존엄사를 시키지 말고 퇴원시켜야 한다고 반박했다.
가족들은 이 씨의 투병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하면서 존엄사는 기독교 교리에 어긋난다고 완강히 반대해 존엄사 문제가 법정다툼으로 비화했다.
가족들은 법정에서 이 씨의 사촌오빠가 "언제 퇴원하고 싶으냐"고 묻자 이 씨가 "지금"이라고 답하고, "의료대리인으로 아버지를 내세울 것이냐"는 물음에 "네"라고 말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앞서 이 씨는 치료의 고통을 견디기 힘들다며 인공호흡기를 떼어낼 것을 원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법원이 1심 판결에서 존엄사 집행 허가 판결을 내리자 가족들은 불복해 항소했다.
당시 미국 내에서는 '성인의 의사결정에 가족들이 관여할 수 있느냐', '불치병이 걸린 사람은 반드시 의식이 있을 때 존엄사 시행 여부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혀둬야 한다', '가족들의 뜻에 따라 존엄사를 시행해선 안 된다' 등의 논란이 일었다.
이 씨는 존엄사를 둘러싼 법정 다툼 속에 이후 5개월 여를 더 살았다. 이 씨의 오빠는 "성은이가 (가족들이) 준비할 시간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씨는 최근 숨지기 전까지 어린 시절 침대에서 사용했던 담요를 껴안은 채 한국에서의 어린 시절 사진을 물끄러미 쳐다봤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10살 때 미국으로 이주해 투병 직전까지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서 일했다.
이 씨의 장례식은 14일 오후 8시에 열린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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