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간 이스라엘 경제 이끌며… 2009~2012년 14% 고성장
美경제 구원투수로 적임 평가
내년 1월 임기 만료를 앞둔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60)의 후임으로 스탠리 피셔 전 이스라엘 중앙은행 총재(70·사진)가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피셔 전 총재는 버냉키 의장의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제학과 스승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18일 “피셔 전 총재가 경제학자로서 역량뿐 아니라 세계화된 경제체제에서 더 필요해진 외교 감각과 정치 능력까지 중앙은행장으로서 갖춰야 할 능력을 모두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라며 이같이 전했다.
피셔 전 총재는 최근 8년간 이스라엘 경제를 안정적으로 이끌어 오다 지난달 말 임기를 2년 앞두고 갑자기 사임을 표명해 국제 경제계가 그의 다음 행보를 주목해 왔다. 그는 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이스라엘 중앙은행 총재직을 맡았다. 이스라엘은 그의 재임 기간 중이던 2009∼2012년 국제경제가 혼란스러운 가운데서도 4년간 14.7%의 경제성장률을 보였다. 그는 특히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강화해 국제시장에서 호평을 받았다.
그는 1990년대 후반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로 있으면서 아시아 금융위기 대응에도 수완을 발휘했고 2002∼2005년 씨티그룹 부회장으로 민간 영역에서도 이름을 날렸다.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 자리를 두고는 2003년 티머시 가이트너 전 재무장관과 경쟁하기도 했다.
WP는 피셔 전 총재가 부상하는 이유로 영국이 지난해 11월 마크 카니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를 영국 중앙은행(BOE) 총재로 영입한 것이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중앙은행 총재에 외국인을 등용하는 것을 꺼리는 상황에서 전통의 영국 중앙은행이 역사상 처음으로 외국인을 기용하자 미국 역시 현재 이스라엘 국적을 갖고 있는 피셔에게 눈길을 돌리게 됐다는 것이다. 북로디지아(현 잠비아) 태생인 피셔는 이스라엘 중앙은행 총재를 맡으며 이스라엘 국적을 얻었다.
피셔 전 총재는 경제학계에서 최고봉 중 하나로 꼽히는 MIT에서 당시 학생이던 버냉키 의장뿐 아니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그레고리 맨큐 하버드대 교수를 지도했다. 특히 버냉키 의장에게는 대공황 연구와 관련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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