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1시간 강연료는 1억원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20일 03시 00분


세계 최대 강연 기획사 ‘해리워커’와 전속 계약… 부부 스타 강연자 탄생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은퇴한 지 보름도 안 돼 고액의 강연자로 변신했다. 세계 최대의 강연 에이전시인 미국의 ‘해리워커’는 18일 클린턴 전 장관과 독점 전속계약을 맺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해리워커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도 전속 계약을 맺고 있다.

이로써 전직 미국 대통령과 국무장관인 클린턴 부부는 세계에서 가장 강연료가 비싼 부부가 됐다. 퍼스트레이디, 상원의원, 대통령 후보에 이어 국무장관 등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는 클린턴 전 장관은 1시간 내외 강연에 10만 달러(약 1억800만 원) 이상의 강연료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CNN 방송은 전했다. 그의 국무장관 시절 연봉은 18만6600만 달러(약 2억1600만 원)여서 2시간가량의 강연으로 연봉을 받게 되는 것이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은퇴한 지 12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강연 한 차례에 10만 달러 이상을 받는다. 클린턴 전 장관이 2008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하면서 선거자금 500만 달러를 대출받을 때 망설이자 남편인 클린턴 전 대통령이 “괜찮아. 내가 말을 더 하면 되지”라고 했던 일화도 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은퇴 이후 지금까지 강연만으로 세전 1억2500만 달러(약 1351억 원)를 벌었으며 2011년에만 1340만 달러의 수입을 올렸다고 유에스에이투데이가 16일 보도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강연료의 80%를 2001년 에이즈 퇴치를 위해 자신이 설립한 ‘윌리엄 J 클린턴 재단’에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은퇴 뒤 전속 계약도 맺지 않고 정치적 발언을 삼간 채 은퇴 생활을 보내고 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최소 200여 건의 강연으로 2000만 달러 이상을 번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비싼 강연료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2011년 11월 홍콩 에릭슨 통신회사 강연에서 75만 달러를 받은 것이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는 퇴임 직후인 2007년 11월 중국을 방문해 광다(光大)그룹이 주관한 강연에서 2시간 연설에 50만 달러를 받았다.

대통령을 포함한 미국의 유명 인사들이 은퇴 후 고액 강연자로 변신하는 것은 일반적이다. 해리워커에도 앨 고어, 딕 체니 전 부통령과 유명 상하원 의원들이 대거 강사로 등록돼 있다. 또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 등 전직 유엔 고위 인사들, 펠리페 칼데론 전 멕시코 대통령,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전 그리스 총리 등 유명 정치인도 해리워커와 전속 계약을 맺고 있다. 재계, 방송계에서 세계적인 인지도를 얻은 인사들도 강사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중 전직 미국 대통령이나 유엔 사무총장이 한 차례 강연에 최소 10만 달러 이상으로 가장 높다. 최고의 비밀을 알고 있는 인사들이기 때문에 청중은 이들의 말 한마디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이들이 털어놓는 일화 하나하나가 전 세계에서 뉴스거리가 된다. 전직 국가 원수 등 고위 공직자 출신 강연자들은 임기 중 알았던 비밀 중 공개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높은 정보 가치가 있는 내용들을 조금씩 나눠서 풀어 놓기 위해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명 인사들은 강연비가 워낙 거액이어서 현직에 있을 때는 부자가 아니지만 퇴임 뒤 부자가 될 것으로 꼽히는 인물도 적지 않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화려한 웅변으로 명성이 높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여기에 속한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힐러리#해리워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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