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스토리우스, 여자친구 계획적 살해”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20일 03시 00분


남아공 ‘의족 스프린트’ 공판… 검사 “욕실에 숨자 4발 총격”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7)가 여자친구 리바 스틴캄프(30)를 쏘아 숨지게 한 구체적인 상황이 19일 남아공 검찰에 의해 드러났다.

사파통신 등 현지 언론은 게리 넬 검사가 이날 오전 남아공 프리토리아에서 열린 구속적부심 2차 공판에서 “이번 사건은 계획된 것으로 강도로 오인해 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어떤 증거도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남아공 검찰에 따르면 사건 당일인 14일 권총으로 무장한 피스토리우스는 의족을 신은 채 욕실까지 7m가량 걸어간 뒤 안에서 문이 잠긴 욕실을 향해 4발의 총탄을 쐈다. 이 중 3발이 스틴캄프에게 맞았다. 스틴캄프가 총격을 당한 욕실은 1.4×1.14m의 좁은 공간이어서 피스토리우스가 쏘는 총알을 피할 수 없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피스토리우스는 총격 후 욕실 문을 부수고 들어가 그녀를 안고 아래층으로 내려온 것으로 욕실 혈흔 조사 결과 드러났다고 검찰 측은 밝혔다. 피스토리우스는 사건 발생 뒤 한 친구에게 “강도로 오인해 총을 쐈다”고 말했다.

스틴캄프는 사건 전날인 13일 오후 피스토리우스 집으로 왔으며 사건 당시에는 이 2명만 있었다고 검찰 측은 밝혔다.

공판에 나온 넬 검사는 피스토리우스가 강도로 오인해 여자친구에게 총격을 가했다는 변호인 측의 주장에 대해 “강도라면 왜 욕실에 들어가 안에서 문을 잠그려 했는지 궁금하다”고 반박했다. 넬 검사는 “피스토리우스는 살인할 목적으로 스틴캄프에게 총을 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변호인 측은 “사전에 계획된 살인이라는 증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피스토리우스는 진술서에서 “총격을 가할 당시 그녀가 침대에 있다고 생각했다”며 검찰의 주장을 반박했다. 피스토리우스에 대한 보석 여부는 20일 3차 공판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피스토리우스#남아공#의족 스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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