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군위안부 문제는 미국과의 관계에도 지대한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정부가 이를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는 미국 전문가의 조언이 나왔다.
일본 정치분야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제럴드 커티스(72) 미국 컬럼비아대학 교수는 최근 일본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베 정권이 정부를 실용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했으나 위안부 문제는 특별히 조심스럽게 다뤄줄 것을 주문했다.
커티스 교수는 또 아베 총리가 오는 7월 참의원 선거에 대비, 경제 회복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에도 후한 점수를 줬다고 교도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커티스 교수는 인터뷰에서 아베가 2006년 처음 총리직에 올라 헌법개정이나 애국 교육 등 이념적 측면에 치중해 약 1년의 단명에 그친 데서 많은 교훈을 얻어 이번에 국정 초점을 경제에 맞췄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념과 관련한 장기과제들을 뒤로 미룬 것은 매우 현명한 접근 태도라고 칭찬했다.
커티스 교수는 아베 총리를 이념을 중시하는 우파로 규정했다. 하지만 1950년대 총리를 지낸 할아버지 기시 노부스케(岸信介)처럼 매우 실용적이며 현실적이어서 이념적인 견해들이 너무 우위에 서는 것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면서 역사에 대한 아베의 우파적 견해에 미국 관리들도 매우 민감해한다며 위안부 문제를 우려했다.
커티스 교수는 위안부 문제를 '뜨거운 주제'(hot button)로 묘사했다. 그는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서는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내에서도 높은 관심이 있다는 것을 많은 일본인이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따라서 아베 총리가 이를 직시하지 못하고 위안부 연행의 강제성을 인정하고 사죄한 '고노 담화'를 폐기한다면 이는 미국에도 심각한(real) 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22일 예정된 미·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은 이 같은 문제들에 관심을 보일 것이라며 미국은 일본이 불필요하게 한국이나 중국 관계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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