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9일 정치적 라이벌이자 대표적인 평화론자로 꼽히는 치피 리브니 전 외교장관(사진)을 법무장관으로 지명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새 이스라엘 정부가 보다 유연한 팔레스타인 정책을 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지난달 22일 실시된 총선에서 31석을 차지한 ‘리쿠드-베이테이누 연합’을 이끄는 네타냐후 총리는 연정을 구성하기 위해 61석을 모아야 한다. 이런 가운데 네타냐후 총리와의 새 연정 협상에 서명한 것은 리브니 전 장관이 처음이다. 그는 총선을 앞두고 창당해 6석을 획득한 하투나당의 대표를 맡고 있다.
리브니는 2006∼2009년 외교장관을 지내면서 팔레스타인과의 실질적인 평화협상을 진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9년 실시된 총선에서는 리브니 대표가 맡은 중도 성향의 카디마당이 28석을 얻어 27석을 얻은 네타냐후의 리쿠드당을 누르고 다수당이 됐다. 하지만 우파 정당들이 리브니와의 연정을 거부하면서 결국 총리 자리는 네타냐후가 차지했다.
이후 리브니는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것이 민주국가로서 이스라엘을 보존하는 유일한 길이며 이스라엘의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해 팔레스타인에 대해 강경책을 펴는 네타냐후와 충돌해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리브니가 참여함에 따라 중단 상태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협상이 되살아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는 “네타냐후가 리브니에게 평화협상을 맡긴 것은 다음 달 이스라엘을 방문하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을 달래기 위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네타냐후의 측근들이 계속 팔레스타인과의 협상에 참여하고 의회에도 보수 성향 의원이 많아 리브니의 운신의 폭은 넓지 않을 것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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