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사진)이 휴가 중 타이거 우즈와의 골프 라운딩 일정을 사전에 공개하지 않은 것을 두고 백악관과 언론의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17일 우즈와 함께 플로리다의 유명 골프 클럽에서 라운딩했지만 이 사실을 동행한 백악관 기자단에 알리지 않았다. 골프 회동은 ‘골프 다이제스트’ 잡지 기자가 당일 트위터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뒤통수를 맞은 기자단은 “백악관의 정보 투명성이 부족하다”며 극도의 불만을 표출했다.
워싱턴포스트는 18일 “국정연설에서 중산층 배려를 강조했던 오바마 대통령이 플로리다에서 초호화판 휴가를 즐겼다”는 ‘보복성’ 기사를 게재했다.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9일 ‘오바마는 꼭두각시 조종사(Puppet Master)’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오바마 행정부가 언론을 조종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미 언론은 “단지 이번 골프 사건만이 문제가 아니다”며 오바마의 언론정책에 근본적인 비판을 가하고 있다. 백악관 출입 기자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기자단과 회견은 피하는 반면 지역 언론과의 말랑말랑한 인터뷰를 선호하고 주요 정책을 주말에 발표해 언론의 취재와 감시를 피하려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신랄한 질문을 우려해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신문과는 취임 이후 단 한 번도 인터뷰하지 않았으며 행정부 각료에게 언론 접촉 금지령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19일 “대통령도 사생활을 즐길 권리가 있다”며 “휴가 중 일정을 공개하지 않은 것을 언론이 문제 제기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반박했다.
전문가들은 “언론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호의적인 데 반해 오바마 대통령의 언론정책은 폐쇄적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언론이 ‘골프 라운딩’ 사건을 계기로 오바마의 언론정책을 문제 삼는 것은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분석이 많다. “언론이 치사하게 골프 문제를 갖고 늘어진다”는 여론이 지배적이기 때문.
비판의 선봉에 선 백악관 기자단 단장이 오바마 대통령과 앙숙 관계인 폭스뉴스의 에드 헨리 기자여서 “사적인 감정 때문에 문제를 크게 만들려 한다”는 얘기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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