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여 : 쓰고 난 후 남은 것.' 국어사전의 뜻풀이다. 좀 거칠게 표현하면 찌꺼기란 얘기.
중국에 이른바 '잉여 여성'이 등장했다. 27세 이상 미혼 여성을 '잉여 여성(leftover women)'으로 규정하고 국가적 문제로 삼아 결혼을 독촉하고 있다는 것. 그런데 잉여 여성은 어감과는 달리 '찌질이'가 아닌 이른바 '골드 미스'를 가리킨다. 교육 수준이 높고 도시의 좋은 직장에서 많은 급여를 받는, 웬만한 남성보다 잘 나가는 여성이란 얘기.
영국 BBC는 21일 중국에서 성뉘(剩女)가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며 자세히 다뤘다. 성뉘는 잉여 여성을 뜻한다. 2007년부터 중국 관영매체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유엔 통계에 따르면 현재 중국의 27~29세 여성 4명 중 1명이 미혼이며, 이 같은 비율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성비 불균형도 극심하다. 2007년 중국의 인구조사통계에 따르면 30세 미만 인구 중 남성이 여성보다 2000만 명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가 성뉘의 결혼과 출산을 바라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성비 불균형으로 인한 사회 불안을 낮추고 '인구의 질'을 높이자는 것이다.
하지만 국가적 관심에도 불구하고 성뉘의 결혼은 쉽지 않다. 이들과 비슷한 조건을 갖춘 미혼 남성이 많지 않기 때문.
명문대 석사 학력으로 베이징라디오의 뉴스 프로그램 PD이면서 자기 집도 가진 28세의 황위안위안은 "아직 미혼이고 남자 친구도 없어 결혼 스트레스가 크다"면서 "남성들이 보통 자신보다 조건 낮고 나이가 어린 여성을 찾기 때문에 결혼시장에서 남는 건 A급 여성과 D급 남성뿐"이라고 토로했다.
여성단체마저 '성뉘'를 압박하고 있다. 관변 여성단체인 '중화전국부녀연합회'는 "경쟁력을 높인다며 석·박사 학위를 따는 여성들은 그동안 나이가 들어 자신이 가치가 떨어지는 줄 모른다"면서 "성뉘는 동정의 여지가 없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최근 '성뉘'가 여성 비하의 의미가 있다는 인권단체의 비판을 받아들여 일반적인 표현인 '노처녀(old)'로 바뀌긴 했지만 27세 이상 미혼 여성에 대한 결혼압박은 줄어들지 않았다고 BBC는 전했다.
그런데 왜 27세가 기준이 됐을까? 1950년대 중국 도시 여성의 평균 결혼연령은 20세 미만이었다. 하지만 이후 서서히 올라가 1980년대 25세, 현재는 27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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