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미국 파워볼 복권 역사상 최고액에 당첨됐던 마크 힐 씨. 그는 또 다른 1등 당첨자 1명과 함께 무려 5억8750만 달러(약 6377억 원)의 당첨금을 반씩 나눠 가졌다.
세금을 제하고 약 1억3650만 달러(약 1481억 원)를 거머쥔 힐 씨는 지금 과연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수천만 원짜리 스포츠카와 수십 억짜리 집을 샀을까?
24일(현지시각)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미주리 주 플랫카운티 디어본에 사는 힐 씨는 여전히 현지의 작은 편의점에서 친구들과 함께 모닝커피를 즐기고 있다. 고가의 스포츠카 대신 픽업트럭 한 대를 샀으며, 당첨 전부터 살고 있던 집에 그대로 살면서 소박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대신 그는 당첨금 중 거액을 지역 사회 발전을 위해 쾌척했다. 모교에 장학금을 기부하고, 시 당국에 새로운 소방서를 건축할 비용을 내놓았다.
복권 1등 당첨으로 갑자기 일확천금을 손에 넣게 되면 이를 쉽게 낭비하는 경우가 많으며, 심지어 파산이나 죽음 등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마크 힐 씨(52)와 신디 힐 씨(51) 부부는 복권 당첨 이후에도 사치스러운 삶을 살지 않고, 오히려 지역 발전을 위해 당첨금 중 거액을 내놓는 선행으로 찬사를 받고 있다.
힐 씨 부부는 인근 소도시인 캠던 포인트의 발전을 위해 새로운 소방서 건립 비용을 내놓았다. 그동안 캠던 포인트 소방 당국은 소방서가 주요 도로들과 연결돼 있지 않아 소방 활동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현지 소방당국 관계자는 "힐 씨 부부의 기부 덕에 주요 도로와 연결된 새로운 소방서가 세워질 것"이라며, "만약 우리가 이를 스스로 해결하려면 25년이 걸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힐 씨 부부는 또한 시민들을 위한 경기장 조성과 새로운 하수처리장 부지 구입을 위한 비용도 시 당국에 기부했다.
케빈 보이드스턴 캠던 포인트 시장은 "힐 씨 부부는 (복권 당첨 이후)그들이 말한 대로 당첨금을 공동체를 위해 되돌려 줬다"고 말했다.
디어본에서 같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힐 씨 부부는 모교에 장학금도 쾌척했다.
힐 씨 부부의 친구이자 고등학교 동창인 월트 스텁스 씨는 "두 사람은 아주 보수적인 사람들로, 공동체를 위해 굉장히 좋은 일을 하면서 가족을 잘 돌보고 있다"고 말했다.
평범한 근로자 가족인 힐 씨 부부는 장성한 아들 셋과 중국에서 입양한 여섯 살 난 딸을 두고 있다.
힐 씨의 어머니는 "아들 부부가 너무나 자랑스럽다. 그들은 원래 살던 대로 살고 있다. 그 아이들 성격이 원래 그렇다"라며 뿌듯해했다.
한편, 힐 씨 부부와는 달리 복권 1등 당첨자들은 잘못된 삶을 살아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미국의 비영리단체 전미금융교육기금(NEFE)은 "복권 1등 당첨으로 갑작스레 거액을 거머쥔 사람들의 약 70%가 몇 년 내에 당첨금을 모두 탕진했다는 집계 결과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02년 크리스마스에 3억1500만 달러(약 3419억 원)짜리 복권 1등에 당첨된 잭 휘태커의 사례는 유명하다. 송유관 건설업체 사장으로 이미 백만장자였던 그는 당첨 이후 술집과 클럽 등을 떠돌며 돈을 탕진했고 4년 후 파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그는 폭력사건과 음주운전으로 여러 차례 피소됐으며 아내와 이혼했다. 아끼던 손녀딸은 마약 중독으로 사망했다.
또한 지난해 일리노이 주에서 100만 달러(약 10억8500만 원)짜리 복권에 당첨된 우루즈 칸은 두 달 만에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독극물 검사 결과 시안 중독으로 인한 사망인 것을 확인, 살인 사건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30년 동안 거액의 복권 당첨자들에 대해 연구했다는 던 멕네이 씨는 "복권 1등에 당첨된 이후 힐 씨처럼 안정적인 삶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건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갑자기 거액을 거머쥔 평범한 사람들의 경우 대부분 돈 관리에 대한 지식 부족으로 결국 스스로 피해자가 된다"며, "또한 돈을 원하는 친척, 친구들로부터 엄청난 압박에 시달려 평탄한 삶을 살아가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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