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 최고 교육기관인 중앙당교가 발행하는 쉐시(學習)시보의 덩위원(鄧聿文·사진) 부편심(副編審·편집 및 심사 담당). 그는 2일 오전 11시 58분경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微博)’의 계정에 “FT에 발표한 ‘중국은 조선(북한)을 포기해야 한다’는 글을 두고 적잖은 사람들로부터 요즘 매도를 당하고 비방을 받았다”며 “(그들은 나를) 매국노, 외국의 주구(走狗), 스파이라고 매도하고 있다”고 썼다. 그는 이어 “나는 이런 것에 일절 대응하지 않았고 그들에게 대의를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며 “매도하는 이들 중에 가난하고 자유가 전혀 없으며 독재 정치를 하는 조선에 살아본 적이 있는 사람이 누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던졌다.
덩 부편심은 지난달 28일 FT 기고문에서 북한의 핵실험은 중-북 관계를 재고할 좋은 기회라며 “왜 조만간 멸망할 정권과 관계를 유지하느냐”는 등의 5가지 북한포기론을 제시했다. 공산당의 고급 간부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인 중앙당교 기관지의 중간 간부인 그가 이런 글을 발표하자 배경을 둘러싸고 관심이 폭발했다. 일각에서는 그가 중국 정부의 기존 입장과 전혀 다른 주장을 공개적으로 발표해 중국 내부로부터 비판을 받거나 불이익을 당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중국의 웨이보에는 덩 부편심의 글을 언급하면서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공개적으로 중앙의 결정에 위배되는 글을 발표하는 것을 절대로 허락할 수 없다고 말한 지 얼마 안 됐는데, 너는 남들보다 훨씬 편하게 (이를) 생각한다. 자기가 신문(쉐시시보)에 있으면서 오히려 공개적으로 중앙의 결정과 위배되는 말을 공개적으로 발표했다. 무슨 의미냐?”라는 힐난성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덩 부편심은 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앞으로 외신의 취재요청은 받아들이지 않겠다”며 더이상의 언급을 회피했다. 자신의 주장을 전혀 굽히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주장이 계속 논란의 중심에 서는 것에 대해 부담스러워하는 눈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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