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부족, 말레이 상륙해 총격전 21명 사망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4일 03시 00분


사바주 동부 소유권 주장… 20여일째 무장시위 벌여

필리핀의 한 이슬람 부족이 보르네오 섬의 말레이시아 사바 주 동부지역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며 말레이시아로 건너가 20여 일째 무장시위를 벌이는 과정에서 21명이 사망했다.

3일 말레이시아의 뉴스트레이츠타임스 등에 따르면 사바 주 라하드다투 시 해안마을을 점거 중이던 이슬람 부족은 1일 말레이시아 경찰 저지선을 넘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려다 총격전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부족민 12명과 말레이시아 경찰 2명이 숨졌다. 이튿날에는 이슬람 부족의 매복 공격으로 경찰 5명과 필리핀 무장대원 2명이 추가로 사망했다.

‘술탄왕국의 근위병’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모두 224명. 이 중 100여 명이 총기로 무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남부에 살던 이들은 지난달 9일 무장한 채 라하드다투 시 해안에 상륙한 뒤 여러 그룹으로 나뉘어 해안 마을로 흩어졌다. 현지 경찰은 이들을 막기 위해 저지선을 구축한 상태다. 이들은 자신들의 선조가 1870년대에 체결한 계약을 근거로 사바 주 동부 지역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나집 라작 총리는 2일 “항복하지 않으면 어떤 조치도 감수해야 할 것”이라며 무력 진압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슬람 부족의 지도자 라자 무다 아지무딘 키람은 결사 항전의 뜻을 밝혔다. 말레이시아 사바 주의 동부 지역은 말레이시아와 필리핀 간에 영토 분쟁이 잠재돼 있는 곳이다. 하지만 필리핀 정부는 영유권을 적극 주장하지는 않고 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필리핀#말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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