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연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 돌입한 중국이 공개 기자회견에서 일본 기자를 망신 주며 영토분쟁에 대한 강경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
4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일본 교도통신 특파원은 전국인대 첫 여성 대변인으로 나온 푸잉(傅瑩) 외교부 부부장에게 중국의 해양강국 전략을 거론하며 “중국 외교가 더욱 기세등등하고 거만해지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푸 부부장은 “당신이 방금 질문할 때 중국 기자들이 모두 웃는 것을 봤을 것”이라며 “언론매체를 포함해 많은 중국인은 정부가 외국의 도발에 더욱 강경해지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일본 국민과 지도자가 중국 인민의 이런 생각을 이해하는지, (일본과 갈등을 빚는) 댜오위다오(釣魚島)의 역사적 사실을 알고 있는지 알고 싶다”며 “나는 당신이 오늘 일본 사회에 이런 내용을 충분히 사실대로 전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체제 등장 이후 처음 열린 올해 양회에서 주변국과의 영토분쟁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국가해양국을 확대 개편한다. 푸 부부장의 이날 발언도 이 같은 ‘해양강국’ 추진의 내부 강경 기류를 여과 없이 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3일 개막된 정협에서는 식품 안전과 대기오염 등 환경 문제가 핫이슈로 부상했다. 정협 위원들은 철저한 위해식품 감독을 주문했다. 중국은 위생부와 상무부 등에 분산돼 있는 식품업무를 통폐합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같은 조직을 만드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환경 문제와 관련해 푸 부부장도 “날마다 일어나서 처음 하는 일이 스모그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우리 집에도 마스크가 두 개 있는데 내 것과 딸 아이 것”이라며 “기자들에게 사진 찍힐까 봐 아직 착용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양회가 과거보다 개방적인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데 반해 반체제 인사들에 대한 통제는 전보다 더욱 강경해졌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4일 인권운동가 후자(胡佳) 씨 등이 가택연금 상태이며 일부 민주인사는 파출소에서 구타를 당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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