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한미 연례군사연습의 명칭에는 당시의 안보 상황과 훈련 내용이 고스란히 투영돼 있다.
1969년에 시작된 ‘포커스 레티나(focus retina)’는 ‘망막의 초점’처럼 북한이 남침하면 미군 증원 전력을 최단 시간에 한반도에 집중적으로 전개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1971년에 실시된 ‘프리덤 볼트(Freedom Vault)’는 한미 연합공수훈련으로 한국의 자유를 수호하자는 ‘도약’의 뜻을 갖고 있다. 1976년부터 1993년까지 진행된 ‘팀 스피릿(Team Spirit)’은 냉전시기 북한의 군사 위협에 맞서 강력한 혈맹국으로서 한반도의 평화를 수호하자는 ‘협력정신’의 의미가 강조됐다. 1984년 팀 스피릿 훈련엔 20여만 명의 병력이 참가해 서방 세계에서 실시하는 최대 규모의 기동훈련이었다.
1994년부터 2007년까지 실시된 한미연합전시증원(RSOI) 연습 명칭엔 유사시 한국에 전개되는 미 증원 전력을 수용(Reception)하고 대기(Staging)시킨 뒤 전방으로 이동(Onward Movement)해 통합(Integration)한다는 구체적인 훈련 내용이 함축돼 있다. RSOI 연습은 2008년부터 키리졸브(Key Resolve)로 이름을 바꿨다. 키리졸브는 ‘중요한, 핵심적 결의’라는 뜻으로 북한의 도발을 반드시 격퇴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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