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언 차관은 18일 일본을 방문한 데 이어 19일 한국에 도착해 기획재정부와 외교통상부 핵심 관계자를 만난 뒤 20일 중국으로 이동한다. 분석가들은 코언 차관의 한중일 3국 방문은 북한의 대외결제담당 은행인 조선무역은행 등 북한의 돈줄을 죄기 위해 한중일 3국에 강력한 협조 요청을 하기 위한 순방으로 풀이하고 있다. 특히 외교 관계자들은 “북한과 이란 등을 상대로 한 금융제재 관련 업무를 맡아온 그의 이번 순방에서 핵심 방문지는 중국”이라고 말했다.
코언 차관과 중국 측 관계자의 협상 테이블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2087, 2094호 결의에서 규정한 대북 금융제재의 다양한 현안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은 최근 독자 제재 리스트에 나선 조선무역은행에 대한 중국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것이 핵심 관심사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돈 흐름을 가장 잘 아는 중국이 겉으로는 북한을 의식해 미국의 단독 제재에 미온적 반응을 보이지만 물밑에서 적극 협력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중국 고위층과 교류해온 베이징의 한 인사는 “중국의 한 고위 인사가 ‘미국에 조선무역은행이 북한 금융의 숨통이라고 알려준 게 중국이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조선무역은행은 과거 북한의 모든 외화 관리 및 무역자금 결제를 도맡았던 핵심 은행이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를 피해 다른 돈주머니를 만들기 위해 새 은행을 설립한 이후에도 이 은행들의 내규 제정 및 은행 간 결제, 환율 결정, 대외 지급보증 등을 통해 모체(母體)로서의 막강한 통제력을 행사해 왔다.
현재도 조선무역은행은 중국과 홍콩, 마카오는 물론이고 중동과 일부 유럽 국가에 해외 지점을 두고 있으며 2010년부터 북한 내 전자결제카드 ‘나래’ 발행 등 업무도 하고 있다. 또 국가 간 송금과 대금지급을 처리하는 국제결제망인 ‘스위프트(SWIFT·국제은행 간 자금결제통신망 기구)’에 등록된 유일한 북한 은행이다. 다른 북한 은행들이 대외 금융거래를 하려면 조선무역은행을 거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 은행을 제재하게 되면 북한의 ‘돈줄’이 원천 봉쇄되는 셈이다.
한편 북한 핵과 미사일 개발 진전에 대한 미국의 대응이 구체화되는 가운데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이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고 백악관이 18일 밝혔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정전협정 폐기 등 북한의 최근 언동과 관련해 한국 일본 등 동맹이나 중국과 적극적으로 접촉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통령이 이 이슈에 매우 집중하고 있고 선임 국가안보팀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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