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여동생 “오빠 유머감각 뛰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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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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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선출 직후 전화해선
“친척들에게 대신 안부 전해라 내가 걸면 바티칸 금고 바닥나”

아르헨티나에 살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여동생 마리아 헬레나 베르고글리오 씨.
아르헨티나에 살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여동생 마리아 헬레나 베르고글리오 씨.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교황 선출을 알리는 흰 연기가 피어오른 직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사는 마리아 헬레나 베르고글리오 씨(64)는 오빠인 신임 교황 프란치스코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교황이 된 오빠가 떨리는 목소리로 여동생에게 가장 먼저 건넨 말은 “오, 하느님(ooooh, God)”이었다고 베르고글리오 씨는 18일 CNN 인터뷰에서 밝혔다. 자신이 교황으로 선출된 것을 믿을 수 없다는 놀라움과 감격의 표현이었다.

이어 교황은 “걱정하지 말라. 나는 잘 있다”며 여동생을 안심시켰다. 이는 베르고글리오 씨가 과거에 ‘오빠가 교황에 선출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했을 정도로 오빠를 걱정했기 때문이다. 베르고글리오 씨는 “이전 교황 선출 때 오빠가 아르헨티나를 떠나지 말았으면 하는 이기적인 마음에 그렇게 기도했었다”며 “그렇지만 이번에는 마음을 바꿔 성령에게 ‘내 말에 귀를 기울이지 말아 달라’고 기도했더니 정말 그대로 이뤄졌다”며 기뻐했다.

베르고글리오 씨가 “꼭 껴안고 싶다”고 하자 교황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우리는 이미 껴안고 있다”고 답했다.

교황은 또 여동생에게 “나를 대신해 다른 가족 친지들에게 안부를 전해 달라”며 “만약 내가 여기서 일일이 전화를 다 걸면 바티칸 금고가 금방 바닥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베르고글리오 씨는 “오빠는 경황이 없는 상황에서도 농담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며 “어릴 적부터 오빠는 남다른 유머감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오빠가 뛰어난 유머감각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신에 대한 굳건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교황#교황 여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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