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역사적인 이스라엘 방문을 이틀 앞두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중동 평화를 위한 ‘역사적인 타협’을 제안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9일 보도했다.
지난해 말 총선에서 간신히 승리하고 최근 연정 구성을 마친 네타냐후 총리는 18일 의회에서 22명의 새 각료의 취임 선서 직후 연설을 통해 “팔레스타인 당국이 성심으로 협상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면 이스라엘의 새 정부는 그들과의 분쟁을 영원히 끝낼 역사적 타협을 할 준비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 핵개발과 시리아에서의 대량살상무기 유출 등이 주는 안보위협에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새로 구성된 이스라엘 연정 내각에는 팔레스타인과의 협상에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는 동예루살렘과 요르단 강 서안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을 지지하는 인사들이 핵심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고 WP는 소개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대해 화해의 손짓을 한 가운데 미국인들도 중동 평화 정착 문제에 미국의 지나친 개입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20일부터 4일 동안 이 지역을 방문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국내정치적 부담이 크게 줄어든 형국이다.
WP와 미국 방송사인 ABC가 이달 7∼10일 미국 성인 1001명을 전화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9%가 중동 평화 문제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 맡기라’고 응답했다. 반면 ‘미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응답은 26%에 불과했다. 2002년 봄 같은 질문에 각각 42%와 54%의 응답률이 나온 것과 큰 차이를 나타낸 것이다.
WP는 18일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 첫 방문은 1기 행정부 때 소원해진 미국과 이스라엘의 관계를 회복하는 ‘치유 외교(remedial diplomacy)’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시오니즘의 이론가인 테오도어 헤르츨의 묘소와 ‘사해의 서’ 박물관 등 예수 이전 시대부터 이스라엘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상징지역을 찾아 ‘이스라엘 역사적 존립 근거’에 힘을 실어주고 이스라엘 대학생들에 대한 강연을 통해 중동 평화 메시지를 던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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