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국가신용보고서
노인부양비-고령화 지출 증가 속도 둘다 세계 1위… 국가재정운용 압박 불가피
국제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해 9월 7년 2개월 만에 ‘A+’로 상향 조정한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이 급속한 고령화로 인한 재정지출 증가로 중장기적으로 계속 하락해 2050년에는 투기등급까지 떨어질 수 있음을 경고했다.
S&P는 20일 미국 뉴욕 맨해튼 외신기자협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2013년 세계 고령화 보고서’를 발표했다. 3년 만에 나온 이번 보고서는 세계 주요 50개국의 2050년까지의 고령화 추이와 정부 재정 및 국가신용등급에 미칠 영향을 10년 단위로 분석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50개국 가운데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것으로 조사됐다. 저출산과 의료기술 발달에 따른 고령인구의 증가로 생산가능인구(15∼64세) 100명이 부양해야 할 65세 이상 노인 수를 뜻하는 노인부양비의 증가 속도가 가장 빨랐다. 한국은 2010년 15로 50개국 가운데 39위였지만 2050년에는 61로 네 배로 뛰어 2위로 급상승할 것으로 조사됐다. 약 40년 뒤에는 생산가능 인구 1.63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하는 셈이다. 2010년 1위(35)인 일본이 2050년에도 70으로 1위를 유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화에 따른 재정지출도 가장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조사됐다. 연금 건강보험 고령연금 등에 투입되는 재정지출이 2010년에는 국내총생산(GDP)의 6.6%에 불과해 50개국 가운데 42위로 하위권이지만 2050년에는 27.4%(10위)로 상승한다. 재정지출의 증가속도도 50개국 가운데 1위다.
S&P는 세계 경제가 저성장 체제로 접어들면서 결국 각국 정부가 빚을 내서 고령화 지출을 충당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 현 재정정책에 변화가 없다는 가정 아래 한국의 GDP 대비 정부 순(純)부채비율은 2010년 20%였던 것이 2050년에는 313%로 현재 재정위기를 겪는 그리스의 2050년 부채비율(303%)을 넘어설 것으로 조사됐다. S&P는 보고서에서 고령화에 따른 재정지출의 압박을 가장 많이 받을 국가로 한국을 비롯해 브라질 룩셈부르크 러시아 터키 우크라이나를 지목했다.
이에 따라 현재 A+인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은 중장기적으로 2030년까지 ‘A’, 2040년에 ‘BBB’로 떨어졌다가 2050년에는 투기등급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한국의 인구는 2030년 5030만 명을 정점으로 점점 줄어들어 2050년에는 4710만 명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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