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를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0억 달러(약 22조 원)의 차관을 제공하기로 하는 등 통 큰 행보를 과시하며 아프리카 끌어안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시 주석은 25일 탄자니아의 줄리어스 니에레레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연설을 통해 “향후 3년 안에 아프리카에 200억 달러의 차관을 제공하고 농업과 제조업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프리카에서 3만 명의 인재를 육성하고 1만8000명에게 장학금을 주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탄자니아와 잠비아를 잇는 ‘타자라 철도’ 개보수 지원도 약속했다. 시 주석은 “중국의 아프리카에 대한 지원에는 어떠한 정치적 조건도 붙지 않는다”며 “아프리카는 아프리카인의 것이다. 다른 나라는 아프리카의 존엄과 자주를 존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중국은 지난해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아프리카 협력 포럼’에서도 아프리카에 200억 달러 차관 공여를 약속했다. 이번에 시 주석이 직접 아프리카를 방문해 지원 계획을 설명함으로써 기존 방안을 재확인한 것이다.
시 주석은 특히 중국과 아프리카가 내정 간섭 없는 동등한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프리카 내에서 일고 있는 반(反)중국 정서를 잠재우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아프리카의 최대 무역 상대국으로 지난해 교역액은 1984억 달러(약 219조 원)였다. 하지만 중국이 석유 등 자원을 수입하는 대신 값싼 공산품을 대거 수출해 아프리카의 제조업 기반이 와해되고 있다는 비판도 높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을 ‘신식민주의 국가’라고 비판하는 기류마저 형성되고 있다. 시 주석의 이번 순방도 이런 우려를 불식하고 안정적인 교역 및 군사·외교 협력을 이끌어 내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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