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처 장례 리허설… 英경찰 “등돌리기 시위 엄단”

한승수 前총리 대통령 조문특사 파견

마거릿 대처 전 총리의 장례식을 이틀 앞둔 15일 해가 뜨기 전부터 런던 시내에서 대처 전 총리의 장례식 리허설이 시작됐다.

오전 4시 50분경 세인트클레멘트 데인스 교회 앞에서 군악대의 선도로 대처 전 총리의 운구 퍼레이드가 시작됐다. 이어 해군과 해병대 등 군 장병들과 함께 영국 국기 유니언잭에 싸인 대처 전 총리의 관을 실은 왕실 근위기병대의 포차(砲車)가 행진을 시작했다. 장례식장인 세인트폴 대성당까지의 거리는 2.5km. 근위기병대가 이끄는 운구행렬은 오전 5시 25분경 식장에 도착했다.

운구가 이뤄지는 거리마다 경찰과 군 병력이 배치됐으며 테러나 위협 행위에 대비해 작전을 점검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날 오후 세인트폴 성당 안팎은 평소와 다름없이 관광객들로 붐볐다. 성당 관계자는 “16일부터 장례식이 열리는 17일까지 일반 개방을 중단한다”며 “장례식 준비는 15일 밤부터 시작된다”고 말했다.

성당 앞에 있던 한 경찰관은 장례식 당일 안전 조치를 묻는 기자에게 “내일부터 성당 주변과 운구행렬이 지나가는 곳을 중심으로 경계가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17일 대처 전 총리의 사망을 축하하는 반(反)대처주의자들이 왕립재판소 인근 등에서 운구행렬에 ‘등 돌리기 시위’를 벌이기로 하자 경찰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혀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런던 경찰 관계자는 14일 “집회는 인정하지만 만약 시위대의 행동이 추모 인파 및 장례식에 방해가 되거나 조금이라도 고통을 줄 기미가 보이면 공공질서법 5조에 따라 사전에 체포할 것”이라며 “시위대는 운구행렬과 장례식장에서 멀리 떨어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페이스북 등을 통해 ‘등 돌리기’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사람은 3000명이 넘는다.

이런 가운데 반(反)대처송으로 불리는 ‘딩동! 마녀가 죽었다’가 미국 빌보드 차트와 함께 세계 양대 팝 차트로 꼽히는 영국 주간 싱글차트에서 14일 2위를 차지했다. 이 노래는 이미 음원이 영국 아이튠스 차트 1위에 올랐다. 반대처파는 이 곡을 싱글차트 1위에 올리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한편 정부는 대처 전 총리 장례식에 한승수 전 국무총리를 대통령 조문 특사로 파견하기로 했다.

런던=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