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병력 첫 공개 “육군 85만-해군 23만-공군 40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17일 03시 00분


국방백서 발표 “G2 걸맞은 강군 건설” 美-日 거론하며 “침범땐 결연히 응징”
포병대는 비공개… 해외 분석과 큰 차

중국 인민해방군이 주요 2개국(G2) 지위에 걸맞은 강력한 군대를 건설하겠다고 천명했다. 하지만 병력 운용 등과 관련한 투명성은 오히려 퇴보해 책임 있는 대국의 처사가 맞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중국 국방부는 16일 발표한 국방백서 ‘중국 무장역량의 다양화 운용’에서 “국제적 지위에 걸맞고 국가 안보와 발전 이익에 상응하는 공고한 강군 건설은 중국 현대화 건설의 전략적 임무”라고 밝혔다.

백서는 미국과 일본을 거론하며 강력한 대응 의지를 피력했다. 백서는 “어떤 국가는 아시아 태평양에서 군사동맹을 강화하고 군사력을 확대하면서 긴장을 조성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아시아 태평양 안전 전략을 조정해 지역 정세가 심각하게 변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일본이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尖閣 열도) 문제에서 분규를 일으키고 있다”고 밝혔다.

백서는 “남이 나를 침범하지 않으면 나도 침범하지 않지만, 남이 나를 침범하면 나도 반드시 남에게 되갚겠다”며 영토 주권 등 핵심 이익이 침해당할 때는 결연히 응징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 말은 국공내전이 한창이던 1939년 마오쩌둥(毛澤東)이 언론에 한 말이다.

중국은 2년에 한 번씩 국방백서를 발간하고 있다. 2년 전 백서에서는 군의 목표를 “국가 안전과 발전 이익에 상응하는 공고한 국방 및 강군 건설”이라고 표현하는 등 주변국을 안심시키는 내용이 많았다. 이번에 국제적 지위를 거론하며 공격성을 드러낸 건 군사 부문에서도 G2로 굴기(굴起)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2년 전에는 “핵실험으로 한반도 정세가 복잡해졌다”며 지역 내 불안 요인으로 북한을 거론했지만 올해는 대신 미국과 일본을 명시했다. 국방부 양위쥔(楊宇軍)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댜오위다오에 군대를 진입시킬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중국 정부와 군대는 댜오위다오의 주권을 수호할 결심과 능력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백서는 인민해방군 병력도 처음 공개했다. 육군은 85만 명, 해군은 23만5000명, 공군은 39만8000명이라고 밝혔다. 또 육군의 7대 군구(軍區) 내 18개 집단군(군단에 해당)의 편제도 소개했다.

하지만 이번 육해공 병력 규모는 밀리터리밸런스 등 외국 군사전문 기관의 분석과 크게 달라 논란이 일고 있다. 그동안 중국군은 육군 160만 명, 해군 25만5000명, 공군 33만 명, 제2포병대(전략핵미사일 담당) 10만 명 등 총 228만5000명으로 추정돼 왔다. 해·공군 규모는 비슷하지만 육군은 절반가량 차이가 난다. 더욱이 군 전력의 핵심인 제2포병대 병력은 공개되지도 않았다.

베이징(北京)의 한 군사 전문가는 “지상군 병력을 줄이는 게 세계적 추세지만 이번 발표는 믿기 어렵다”며 “75만 명 정도가 어디에 배속됐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해 백서는 40쪽 분량으로 2년 전(98쪽)의 절반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날 국방부는 백서 발표 현장에서 외국 대사관의 한 무관이 투명성 제고를 요청하자 “투명성에 국제적 표준이 있느냐”고 반박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중국병력#국방백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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