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앞으로 온 우편물에서 치명적인 독성물질 '리친'(ricin)이 발견됐다고 미국 비밀경호국(SS) 등이 17일(현지시간) 밝혔다.
CNBC과 CNN 등 현지 언론들은 이날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이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어제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내진 편지에 의심스러운 물질이 포함된 것이 발견됐다"면서 "연방수사국(FBI) 주도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카니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은 이 편지에 대해 어제 보고를 받았고, 오늘 오전에 다시 브리핑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전날 도착한 이 편지는 백악관에서 멀리 떨어진 외부 우편물 검사시설에서 발견돼 다행히 오바마 대통령에게까지는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편지에서 검출된 맹독성 물질 '리친'(ricin)은 호흡을 통해 몸속으로 들어가거나 혈류에 흡수되면 입자 한 개만으로도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독성 물질로 알려졌다.
또 연방 상원의원들에게도 의심스러운 소포나 편지가 배달돼 수도 워싱턴 정가가 긴장하고 있다.
이날 리처드 셸비(공화ㆍ앨라배마), 조 맨신(민주ㆍ웨스트버지니아) 상원의원 사무실에도 의심스러운 우편물이 배달돼 연방 상원의 하트빌딩, 러셀빌딩 등에 일부 소개령이 내려졌다. 그러나 이들 우편물에 대한 조사 결과 위험물질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건물 소개령은 해제됐다.
척 헤이글 국방장관과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 등이 출석한 상원 군사위 청문회장의 출입도 통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지난 16일에는 로저 위커(공화ㆍ미시시피) 상원의원을 수신자로 하는 우편물이 역시 리신 양성 반응을 보여 경찰에 조사에 나섰다.
클레어 매캐스킬(민주ㆍ미주리) 상원의원은 위커 의원에게 편지를 보낸 혐의를 받고 있는 용의자가 현재 수사를 받고 있으며, 이 용의자는 많은 의원에게 편지를 보내는 인물이라고 전했다.
FBI는 "오바마 대통령과 위커 의원에게 보내진 편지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면서 "보스턴 마라톤대회 폭탄테러와 관련성이 있다는 증거는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미국에서는 지난 2001년 9·11 테러 당시에도 사건 발생 며칠 만에 언론사와 의회, 우체국 등에 탄저균이 담긴 우편물이 배달돼 5명이 목숨을 잃고 17명이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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