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 8만 희생 ‘룽먼산 단층’ 또 들썩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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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쓰촨성에 지진 잦은 까닭
최근 100년간 규모 5이상 지진 14회

20일 오전 중국 쓰촨(四川) 성 야안(雅安) 시 루산(蘆山) 현 룽먼(龍門) 향에서 발생한 리히터 규모 7.0의 강진은 ‘룽먼(龍門) 산 단층대’가 움직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08년 5월 12일 8만7150명의 사망·실종자를 낸 규모 8.0의 원촨(汶川) 대지진도 이 단층대의 중북부에서 발생했다. 이 때문에 이번 지진이 원촨 대지진의 여진(餘震)인지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중국지진센터(CENC)는 이번 지진이 룽먼 산 단층대 남단에서 일어났다고 21일 밝혔다. 룽먼 산 단층은 쓰촨 분지에서 칭짱(靑藏) 고원에 이르는 가파른 지역을 동북에서 남서 방향으로 관통하는 길이 500여 km, 폭 70여 km의 활성단층대이다. 전문가들은 인도판이 유라시아판의 밑을 파고들면서 유라시아판을 북쪽으로 밀어올리고 인도판에 밀린 티베트 고원지대의 지각이 다시 쓰촨 분지를 밀어붙이면서 룽먼 산 단층대의 지진을 잇달아 촉발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룽먼 산 단층대 동쪽으로는 청두(成都) 등 인구 밀집지역이 많다.

홍콩 펑황(鳳凰)TV에 따르면 룽먼 산 단층의 활동은 1610∼1900년의 약 300년 동안에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강진이 단 두 차례만 발생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하지만 1900년 이후 비교적 활동이 활발해지기 시작해 1900∼2000년 100년 동안 규모 5 이상의 지진이 14차례 발생했다. 하지만 야안 지역은 1970년 규모 6.2의 강진과 각각 규모 4.7, 4.2의 지진이 발생한 이후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를 보여 왔다.

쓰촨 지역의 대규모 매장량을 자랑하는 천연가스도 지진 발생의 한 원인이라는 조사 결과가 2008년에 나오기도 했다. 고압의 천연가스가 지하 암반층에 압력을 가한다는 것이다.

이번 지진은 룽먼 산 단층에서 발생했지만 원촨 대지진의 여진인지를 놓고는 의견이 갈린다. 양 지진의 진앙은 약 100km 떨어져 있다. 중국 지진국 지질연구소 저우번강(周本剛) 연구원은 이번 지진은 원촨 대지진의 여진이 아니며 독립적으로 발생했다고 본다. 같은 단층대라지만 진앙의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쓰촨 성 지진연구원도 “이번 지진은 원촨 대지진의 여진 범위 밖에서 난 만큼 원촨 대지진의 여진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중국과학원 천윈타이(陳運泰) 원사는 “이번 지진은 원촨 대지진 발생 이후 가장 강렬한 여진”이라며 “5년 전에 정부에 비공개로 보고한 자료에서 원촨의 서남부 지역 100km 범위 안에서 규모 7의 여진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룽먼산#쓰촨성#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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