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호차량 아니면 통행 안됩니다” 20일 규모 7.0의 강진이 발생한 중국 쓰촨 성 야안 시 루산 현으로 가는 길목에 ‘생명의 통로입니다. 구호차량이 아니면 다른 길로 돌아가세요’라고 쓰인 팻말이 서 있다. 교통경찰은 자원봉사 차량도 허가를 받지 않았다면 진입을 허용하지 않았다. 사진 출처 신원신보
20일부터 중국 쓰촨(四川) 성 야안(雅安) 시 루산(蘆山) 현의 지진 피해현장에 자원봉사자들이 대거 몰려 구조작업을 심각하게 방해하고 있다. 신원(新聞)신보 등 중국 매체들은 루산 현에서 진앙인 룽먼(龍門) 향까지 22km 거리의 유일한 도로가 개인 차량들로 꽉 차 양 방향이 옴짝달싹 못하고 있다고 22일 전했다. 이 때문에 부상자는 재해지역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구조대는 재해지역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이 개인 차량들은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微博)’ 등 인터넷을 통해 모집된 봉사자들이 차량을 몰고 온 것이다. 일부 봉사자들은 2008년 원촨(汶川) 대지진 때 자원봉사에 참가하지 않은 것을 자책해 이번에는 헌신적인 활동을 다짐했다. 하지만 이들 때문에 전문 구조작업의 효율이 심각하게 떨어져 문제가 되고 있다. 교통체증이 워낙 심해 왕양(汪洋) 부총리도 재해지역에 걸어 들어갔다. 일부에서는 이들로 인한 교통체증이 여진으로 인한 낙석보다 더 무섭다고 말하기도 한다.
중국 정부는 21일 “비준을 받지 않은 직장과 단체는 재해구역에 가지 말라”고 지시했다. 22일에도 “구조 인력은 충분하다. 맹목적으로 재해지역에 가지 말라”고 호소했다. 재해현장에는 군인 경찰 구조대 등 4만3000여 명이 투입돼 있다. 쓰촨 교통방송 등 TV 및 라디오에서도 반복해서 허가받지 않은 차량은 재해지역 도로를 이용하지 말 것을 촉구하고 있다. 주민들도 비슷한 내용의 플래카드를 들고 길가에 서 있다. 급기야 공안은 재해지역 외곽에서 봉사자 차량을 돌려보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재해지역으로 통하는 험준한 계곡에 뚫린 왕복 2차로의 도로는 꽉 막혔다.
봉사자들이 재해지역에 도착해도 문제다. 이들이 할 만한 구조작업이 별로 없다. 관영 중국중앙(CC)TV의 21일 낮 생방송에는 이런 모습이 잡혔다. 기자가 식당 앞에서 감자를 깎는 한 젊은 여자에게 ‘주민이냐’고 묻자 그는 “시안(西安)에서 온 자원봉사자”라고 대답했다. 그는 이틀 동안이나 구조를 돕는 것과 관련해 할 일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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