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하원은 이날 동성 간 결혼을 합법화하는 내용의 ‘모두를 위한 결혼’ 법안을 찬성 331표, 반대 225표로 통과시켰다. 유럽 국가 중에서는 9번째다. 동성결혼 허용은 1981년 사형제가 폐지된 이래 프랑스에서 가장 의미 있는 사회적 변화가 될 것이라고 언론들은 전했다. 동성결혼법은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서명과 관보 게재를 통해 공식 발효된다.
동성결혼법은 결혼을 ‘남성과 여성’ 사이의 계약에서 ‘두 사람’ 사이의 계약으로 재정의하고 동성 결혼 부부에게도 이성 부부와 똑같은 법적 자격과 혜택을 부여한다. 특히 아기의 입양을 허용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올랑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동성결혼 허용은 지난해 9월 법무부가 입법 예고를 한 뒤 반년 넘게 프랑스 사회를 뜨겁게 달구며 국론을 분열시켰다. 프랑스는 1999년 좌파 정부 때부터 법으로 ‘동성 결합(PACS·시민연대협약)’ 지위만 인정해왔다. 동성 결합은 동성 커플이 상속 연금 세금 등에서 이성 부부와 거의 같은 혜택을 누리게 하는 제도다. 하지만 동성결혼에 반대하는 우파 정부가 10여 년간 집권하면서 진척이 없었다.
동성결혼 허용은 법제화됐지만 이로 인한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파 대중운동연합(UMP)은 이날 법안이 하원을 통과한 뒤 헌법재판소에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심판을 냈다.
동성결혼은 2001년 네덜란드에서 세계 최초로 합법화됐다. 동성 결합을 처음 인정한 나라는 덴마크(1989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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