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국적의 19세 청년 브리앙 드 뮐데르는 올해 1월 고향 안트베르펜을 홀연히 떠나 내전이 한창인 시리아 다마스쿠스로 향했다. 가족과 친구를 버리고 학업도 그만둔 채 시리아로 향한 이유는 반군을 도와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서다. 뮐데르가 집에 돌아오기만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가족은 최근 반군 진영에서 총을 든 채 기도하는 뮐데르의 모습을 인터넷으로 보고 아연실색했다.
뮐데르처럼 시리아 반군에 가담하는 유럽 출신 의용군이 늘어나고 있다. 유럽 각국은 귀환 의용군에 의해 발생할 수도 있는 자생적 테러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질 드 케르쇼브 유럽연합(EU) 대테러조정관은 24일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귀환 의용군들 중에는 알카에다 같은 테러단체와 관련이 있는 경우도 있어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스턴 마라톤 테러 사건이 체첸 출신의 미국 영주권자에 의해 벌어진 것처럼, 유럽 국적인 이들이 자국으로 돌아와 테러를 일으킨다면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EU는 시리아 반군에 가담한 유럽인을 500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국제급진화연구센터(ICRS)는 550명 내외로 보고 있다. 국적별로는 영국과 네덜란드가 각각 100명이 넘고, 프랑스 벨기에 덴마크 출신이 뒤를 잇고 있다. 스웨덴 스페인 알바니아 불가리아 출신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각국은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영국 정부는 최근 군사 기술을 습득한 영국 국적의 시리아 반군 의용군에 대한 철저한 감시를 주문했다. 벨기에는 지난달 자국에서 의용군을 모집하는 ‘샤리아4벨기에’란 지하조직을 급습해 30명을 체포했다. 네덜란드는 자국 출신 시리아 의용군이 대거 귀환함에 따라 3월 테러 위협 정도를 기존의 ‘제한적’에서 ‘상당한’ 수준으로 한 단계 올렸다.
ICRS 관계자는 “유럽의 젊은이들이 시리아로 가는 이유는 시리아 정부군의 잔혹행위 등에 맞서기 위해서이지만 그곳에서 극단적 성향으로 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