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검찰, 아우슈비츠 교도관 조사
“학살현장에 있기만 해도 가담 간주 살인증거 없는 간접협력자도 전범”
독일 정부가 90대 나치 전범(戰犯)의 단죄에 나서는 등 지금도 과거사 정리를 멈추지 않고 있다. 최근 침략 전쟁마저 부인하는 등 역사 왜곡에 나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정부와 대비된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검찰은 나치 전범 용의자 한스 리프시스(93)의 범죄 사실을 조사 중이라고 AP통신이 24일 보도했다. 그는 1941년부터 1945년까지 아우슈비츠 수용소 교도관으로 일하며 유대인 학살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말 리프시스가 남서부 바덴뷔르템베르크 주 알렌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조사에 나섰다. 리프시스는 검찰 조사에서 수용소에선 요리사로 일했을 뿐 학살에 동조한 적은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치 전범 조사국의 쿠르트 슈림 검사는 24일 “학살이 저질러진 장소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소가 가능하다”면서 아무리 오랜 시간이 흘러도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리투아니아 출신인 리프시스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1950년 미국 시카고로 건너가 숨어 지냈지만 나치 활동 전력이 드러나면서 1983년 독일로 추방당했다. 독일 언론은 이를 근거로 정부가 오래전부터 그의 소재를 파악했던 것으로 추정했다. 그에 대한 수사가 뒤늦게 진행된 것은 2011년 독일 정부가 나치 전범 단죄 대상의 범위를 유대인 학살에 간접적으로 협력한 자들까지 확대했기 때문. 슈투트가르트 검찰 측은 새 기준에 따르면 직접적인 살인 증거가 없어도 수용소에서 근무한 자는 학살에 가담한 것으로 간주된다고 밝혔다.
폴란드 시비보르 수용소 교도관이었던 존 데마뉴크(91)도 2011년 새로운 기준에 따라 유대인 2만8000명 학살에 가담한 혐의로 5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고령임을 이유로 노인복지시설로 옮겨진 그는 항소심 도중에 사망했다. 현재 50여 명이 같은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고 미국 시카고선타임스는 전했다.
독일은 나치전범에 대해서는 공소시효를 인정하지 않고 집요하게 추적해서 처벌하고 있다. 2011년에는 당시 90세였던 전 나치친위대의 암살대원 하인리히 보어에 대해 종신형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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