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빅마마 金 사재기 폭락 금값 끌어올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2일 03시 00분


열흘간 300t 18조원어치 매입

3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금값이 ‘중국 큰손 투자자(中國大마)’의 활약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지성(中國之聲)은 “투자정보에 밝은 중국의 큰손들이 금을 사재기한 덕분에 금값이 소폭 상승세로 돌아섰다”며 “금값 하락을 주도한 월가 투자자들이 중국 투자자들에게 무릎을 꿇은 격”이라고 1일 전했다.

금값이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한 지난달 초. 미국의 골드만삭스 등 세계 대형 투자기관은 금 공매도를 시작했다. 금값을 더 떨어뜨려 차익을 노리겠다는 계산이었다. 이후 금값이 요동치며 작전이 먹혀드나 싶었지만 복병이 나타났다. 중국 큰손들이 시장에 나온 금을 족족 사들이기 시작한 것.

중국 큰손들은 노동절 연휴에 홍콩 등 외지의 금까지 사재기할 정도로 금 매입에 몰두했다. 런민왕(人民網)은 “금값이 하루 20%까지 떨어진 지난달 15일부터 열흘간 중국인의 금 매입량이 300t(약 18조 원어치)을 넘어섰다”며 “이는 전 세계 연간 금 생산량의 10%에 이르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한편 폭락했던 금값이 중국의 금 매입 열풍에 힘입어 서서히 회복될 조짐을 보이자 금 매도를 주장했던 해외 투자기관들도 금 공매도 중단을 권고했다. 이에 대해 일부 중국 누리꾼들은 “월가 애널리스트들도 중국 큰손의 금 투기 열기를 꺾지 못했다”고 반응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화폐전쟁’의 저자 쑹훙빙(宋鴻兵)은 “금값이 떨어지자 중국뿐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금사재기 열풍이 불었다”며 “금값이 서서히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중국은 전통적으로 금을 귀히 여기는 데다 최근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 때문에 금에 투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중국#금매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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