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헤즈볼라로 향하는 무기수송 차량 포착한듯
시리아 내전, 이스라엘-헤즈볼라 대리전 번질 우려
이스라엘이 시리아 수도 인근 군사시설을 기습 폭격했다. 시리아 관영 통신 사나는 “5일 오전 4시 이스라엘의 미사일 공격으로 다마스쿠스 외곽 자므라이아 과학연구센터, 사부라 대공기지 등 세 지역의 군사시설이 파괴됐다”고 보도했다.
AFP통신도 익명의 이스라엘 정부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시리아 정부가 동맹 관계인 레바논의 이슬람 시아파 무장조직 헤즈볼라로 수송하려 한 무기가 공격목표였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정부 대변인은 공식 논평을 거부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시리아의 위협적 군사장비가 헤즈볼라로 이송되면 군사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시리아 정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의 이번 공격은 전쟁 선포와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시리아 군 시설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은 올해 들어 3번째다.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이 3일 밤 전투기를 동원해 시리아에서 레바논으로 이동 중이던 지대지 미사일과 무기고를 폭격했다”고 이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이 미사일이 이란에서 시리아를 거쳐 헤즈볼라로 향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이스라엘은 1월 말에도 자므라이아 지역을 공습해 군 시설을 파괴했다. 자므라이아 과학연구센터는 시리아 정부군의 생화학무기 개발 중추시설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1월 공격의 표적도 레바논으로 이동 중이던 러시아제 SA-17 대공포였다”며 “이스라엘이 시리아로부터 헤즈볼라 쪽으로 가는 무기 수송로를 거듭 차단하면서 시리아 내전 상황만큼이나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긴장이 격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시리아 내전의 불길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전쟁으로 번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2006년 34일간 전쟁을 벌였다. 당시 130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란과 헤즈볼라는 2011년 1월 내전 발발 직후부터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지지해 왔다. 시리아가 이란의 무기를 헤즈볼라로 옮기는 유용한 통로이기 때문이다. 최근 시리아 정부군이 수세에 몰리자 신형 무기를 최대한 빨리 레바논으로 이동시키려 하고 있다. NYT는 “이란이 기대하는 바는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공습해 이란 핵 시설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세를 둔화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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