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사진)이 2월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의 후임으로 임명되고 나서 3개월이 지났지만 국무부 내 주요 참모들의 선임이 늦어져 정책 비전을 뒷받침할 조직 정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5일 지적했다.
30년 가까운 상원의원 경력의 소유자로 외교 분야에 정통한 케리 장관은 취임 이후 시리아를 비롯한 중동 문제, 북한 등의 현안 해결을 위해 몇 차례 해외 출장을 다녀오는 등 바쁘게 뛰고 있으나 워싱턴으로만 돌아오면 보폭이 빙하가 움직이듯 느려진다는 것.
국무부 고위직의 상당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기 임기를 시작한 이래 공석이고 후임 내정자는 대부분 ‘병목 정체’ 속에서 백악관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케리 장관은 최근 의회에 출석해 속도가 느린 백악관 인사검증 및 상원 인준 절차를 비판했다. 그는 “내가 처한 가장 큰 난관은 검증 절차다. 2월 국무부에 들어오면서 몇몇 인사를 점찍어 뒀고 벌써 5월인데 아직도 검증작업이 진행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달 1일 현재 비경력직 대사 지명자가 인준을 위해 상원에 한 명도 건네지지 않았다고 WP는 지적했다. 토머스 나이즈 관리·자원 담당 부장관이 퇴임한 자리를 대체할 인사도 정해지지 않았다.
정책담당 차관보도 단 한 명만 발표된 상황이다. 아시아나 아프리카 지역을 총괄할 차관보도 없다. 특히 2009년 클린턴 장관 취임 이후 북핵 문제 등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문제를 실무적으로 총괄했던 커트 캠벨 동아태담당 차관보가 물러난 자리에는 대니얼 러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이 후임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을 뿐이다.
공석이 아닌 자리에는 1기 임기 또는 그전에 임명된 인사가 그대로 일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미국 대통령의 2기 임기 사례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WP는 분석했다.
또 이 신문은 새로 임명된 몇몇 고위직은 대부분 백악관 관련 인사인 점 등에 비춰 국무부가 백악관에 휘둘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