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8일 주변국 침략 역사 부정 논란과 관련해 자신의 발언을 수습하려고 했으나, '침략을 부정한 건 아니다'라는 답변 안을 거론하지 않는 등 진심을 숨기지 못했다고 아사히신문이 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8일 참의원(상원) 예산위원회에서 일본의 주변국 침략에 대해 "(아베 내각은) 아시아 제국 사람들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안겨주었다는 과거 내각과 같은 인식을 갖고 있다"고 발언하긴 했지만, '침략'에 대해서는 말을 돌렸다.
지난달 23일 국회에서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사죄한 1995년 무라야먀 담화와 관련, "침략의 정의는 국제적으로도 정해지지 않았다. 국가간의 관계에서 어느 쪽에서 보느냐에 따라 (침략에 대한 평가가) 다르다"고 말했다. 이후 국내외에서 큰 논란이 일자 해명이라고 이번 발언을 한 것이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오카와라 마사코(大河原雅子) 민주당 의원이 "총리의 (4월말) 발언은 1침략에 대한 정의를 결의한 1974년 유엔 총회 결정을 무시하는 것이냐"고 따져 묻자, 아리송한 답변을 했다.
그는 "당시 유엔총회가 침략의 정의에 대해 결의한 것은 안보리가 침략행위를 결정하기 위한 이른바 '참고' 사항일 뿐,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서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침략인지 여부는) 정치적으로 결정 된다"고 답변했다.
아베 총리는 또 "(4월말에) 학문적으로 다양한 논의가 있으며 절대적인 정의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고 해 다시 한번 침략을 부정하고 싶은 속내를 드러냈다.
유엔 총회는 1974년 침략을 '다른 국가의 주권, 영토보존, 정치적 독립에 대한 무력행사'라고 정의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이를 '참고' 사항이라고 치부한 것이다.
아사히신문은 또 자민당 정권 간부를 인용해 미리 '정부 차원에서 침략을 부정한 건 아니다'라는 취지의 답변 안을 준비했지만, 아베 총리가 이를 아예 거론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또 오카와라 의원이 조선인 강제노동 보상 문제를 거론하자 "(한일) 조약을 체결해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했다"며 "과거의 문제는 과거의 문제로 여기고 새로 발걸음을 내딛는 것, 그것이 인류의 역사다"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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