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반군 상당수, 알카에다 제휴단체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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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5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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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 “최대조직 FSA 25% 이탈”
이슬람 교리-풍부한 자금으로 유혹… 서방의 반군무기지원 논란 예상

시리아 최대 반군 조직인 자유시리아군(FSA)의 상당수가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와 제휴하고 있는 알누스라 전선으로 넘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시리아 반군에 대한 서방의 무기지원 문제도 논란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최근 FSA 지휘관들과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최대 4분의 1에 이르는 병력이 FSA를 버리고 최근 반군세력 중 급부상하는 알누스라로 옮겼다고 전했다. 정부군 이탈 장병들을 중심으로 조직된 FSA는 최대 4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알누스라는 알카에다와의 연계를 공식화해 미국 정부가 테러조직으로 분류한 단체다.

FSA 사령관들에 따르면 최근 몇 달 동안 알레포, 하마, 이들리브, 다이르 알조르, 다마스쿠스 지역에서 부대원 전체나 부대원의 3분의 1이 무기와 화력이 가장 잘 갖춰진 알누스라로 넘어간 사례들이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군단체인 ‘사이다 아이샤 여단’의 알라 알바샤 사령관은 지난달 FSA 총사령관인 살림 이드리스 장군에게 “3000여 명의 병사가 무기와 탄약 부족 때문에 FSA를 떠나 알누스라에 합류했다”고 경고했다고 한다. 알레포 지역의 한 사령관 아부 아흐메드는 “전사들은 힘과 영향력이 큰 알누스라의 대원이 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말했다.

병사들이 알누스라를 택하는 또 다른 이유는 종교적 이유도 있다. 알레포에서 ‘알타위드’ 여단을 지휘하는 아부 이슬람 사령관은 “병사들은 이슬람 교리와 종교적 신실(信實)함, 풍부한 자금 등 때문에 알누스라로 향한다”고 말했다. 또 알누스라 소속이면서도 FSA에서 비밀리에 활동하며 병력을 빼내가는 위장요원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시리아 반군 무장 지원에 대한 서방국 간의 논란도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러 외교장관은 7일 모스크바에서 시리아 내전을 정치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국제회의를 이달 말 열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군사적 개입 없이 시리아 사태를 끝내려는 의도를 담은 양국 합의는 반군의 무장을 돕기 위해 석유금수조치를 해제하는 등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프랑스 영국 등과 충돌할 것이라고 가디언은 예상했다. 미국 독일 등은 시리아 반군 무장 지원이 알카에다의 무력 증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무기 지원에 소극적이다.

한편 미국은 요르단 접경지역에 시리아 난민을 위한 완충지대를 만들어 이를 아랍군대가 지키는 것을 포함해 시리아 붕괴에 대비한 대응방안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 “미국의 직접적 개입은 최소화하지만 국방부가 아예 개입하지 않겠다는 기존 계획에 대해서는 재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같은 입장 변화는 척 헤이글 국방장관이 지난달 중동지역을 방문한 직후 나온 것으로 당시 아랍 지도자들은 미국에 붕괴 위험에 놓인 시리아의 위기에 초점을 맞춰 달라고 호소했다.

미국이 구상하는 시리아-요르단 경계지역 완충지대는 난민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하는 한편 미국과 유럽국이 시리아 반군에 무기를 지원하는 통로로도 활용될 수 있다.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 이스라엘의 시리아 공습, 헤즈볼라의 시리아 정부군 지원, 시리아 반군의 유엔 평화유지군 억류 등 일련의 사건들은 미국이 예상한 가장 비관적인 전쟁 시나리오가 현실로 드러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파리=이종훈·워싱턴=정미경 특파원 taylor55@donga.com
#시리아#알카에다#이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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