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자친구를 총으로 쏜 뒤 27차례나 칼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1급 살인죄 평결이 내려진 미모의 30대 화가 지망생 재판이 미국 사회의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외설적인 증언, 위증, 감옥에서의 작품 활동 등 한 편의 ‘막장 드라마’를 떠올리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평결 직후 이 여성은 “종신형보다 사형을 더 원한다. 죽음은 궁극적인 자유”라고 인터뷰를 통해 말해 다시 한 번 논란을 일으켰다.
화제의 주인공은 32세의 여성 조디 아리아스(사진). 그는 2008년 6월 전 남자친구 트레비스 알렉산더를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8일(현지 시간) 미 애리조나 주 피닉스 법원에서 열린 심리에서 배심원단으로부터 1급 살인죄 평결을 받았다. 이날 법원 앞에는 입장하지 못한 사람으로 가득했다. 1월에 시작된 재판은 온갖 선정적인 요소 때문에 심리 때마다 휴가를 내고 재판을 보러 오는 사람이 있을 정도였다. 입장권 암표까지 나돌았다. 케이블TV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재판을 드라마처럼 생중계하기도 했다.
수사 당국은 평소 의부증이 있던 아리아스가 질투심에 휩싸여 계획적으로 살인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그러나 용의자 아리아스는 수사 및 재판에서 수차례 자신의 말을 바꿨다. 처음에는 남자친구가 복면을 쓴 다른 침입자에게 살해당했다며 자신의 무죄를 주장했다. 체포된 후 2년이 지난 시점에는 전 남자친구가 성관계 직후 갑자기 자신을 공격해 정당방위 차원에서 우발적으로 총을 발사했으며 칼로 찌른 적은 없다고 밝혔다.
아리아스는 이번 재판에서는 자신이 학대받은 여성임을 강조하면서 동정심을 유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18일간 피고인석에 앉아 학대받았던 어린 시절과 자신에게 나쁜 짓을 했던 전 남자친구들, 알렉산더와의 충격적인 성관계 등을 생생하게 진술했다.
하지만 아리아스의 조부모가 알렉산더가 죽기 일주일 전 범행에 사용된 것과 같은 종류의 권총을 도난당했다고 밝히는 등 결정적인 증거가 속속 드러났다. 결국 유죄를 인정했다. 변호인은 용의자가 기억상실증 등 정신적인 문제를 앓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아리아스는 수감된 기간에 그린 그림을 이베이 등 인터넷 경매사이트에 내다 팔아 수천 달러를 벌기도 했다. 이베이는 반응이 좋아지자 아리아스에게 몇 작품을 더 부탁했고 현재 경매가 진행 중이다. 그는 이렇게 번 돈으로 사식을 먹고 면회 온 가족에게 용돈을 쥐여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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