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학점 美대학생 ‘납치자작극’이 불러온 참사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20일 00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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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한 대학생이 부모에게 "납치됐다"는 거짓 문자메시지를 보내 미국연방수사국(FBI)까지 수사에 동원되는 등 큰 소동이 벌어졌다.

18일 미국 폭스뉴스,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조지아 그웨네트 대학에 다니는 아프탑 아슬람(19)이 낙제 점수를 숨기려고 부모에게 "납치됐다"는 거짓말을 했다고 보도했다.

아슬람은 영어 재수강에서 F학점을 받고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실망하는 부모님을 마주할 용기가 없었던 것이다.

결국 지난 4월 27일, 아슬람은 조지아주 존스크릭에 있는 집에서 도망쳐 나온 뒤 휴대전화를 하나 사서 부모에게 "괴한에게 납치됐다"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이어 "경찰에 신고하면 당신의 아들은 죽는다"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아들이 납치 됐다는 소식에 깜짝 놀란 부모는 존스크릭 경찰에 아이를 찾아달라고 신고했다. 때마침 보스턴 마라톤 대회 테러 사건으로 미국 사회가 뒤숭숭했기에 FBI까지 동원돼 '집중 조사'를 시작했다.

경찰은 아슬람의 얼굴 사진이 인쇄된 실종 전단지를 배포하고 목격자를 찾는 데 주력했다.

집을 나온 아슬람은 포사이스 카운티에 있는 한 미개발 야영지에서 텐트를 치고 생활하며 8일을 버텼다. 춥고 비가 내리자 그는 집으로 돌아왔다.

아슬란은 집에 와서도 약에 취해 어딘가에 잡혀 있었다고 계속 거짓말을 했다. 그렇게 해야 부모가 F학점 이야기를 듣고도 화를 내지 못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철없는 대학생의 거짓말은 더 큰 화를 불러왔다. 수사관들이 납치 문자를 보낸 휴대전화를 아슬람이 샀다는 걸 밝혀낸 것이다.

아슬람은 자작 납치극의 전모를 경찰에 털어놨다. 그는 "영어 과목 낙제 사실을 부모에게 말하고 싶지 않아서 그런 일을 벌였다"고 말했다고 존스크릭 경찰 대변인은 전했다.

결국 아슬람은 허위 보고, 거짓 진술, 테러 위협과 증거 변조 등으로 혐의로 철창행 신세를 지게 됐다.

미국 누리꾼들은 어리석은 아슬람의 거짓말을 비난하면서도 "테러 위협" 등의 혐의에 대해서는 다소 과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누리꾼 아이디 '파티마 사버'는 "거짓 진술이나 허위 보고 등은 그렇다고 쳐도 테러 위협 혐의라니, 장난하나?"라고 말했다.

'콤래드 울프'는 "부모의 학대에 대해서도 조사했나? 중동 지역 가족들은 종종 아이에게 육체적으로 벌주는 일이 있다. 아슬람이 부모에게 낙제점을 말하지 못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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