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서 제2야당 도약 PTI 부대표 “라이벌 당이 배후” 정국 혼란 가중
이번 총선 후보 150여명 테러에 희생
11일 연방 하원 총선을 통해 1947년 건국 후 66년 만에 처음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뤄낸 파키스탄에서 유명 인사를 대상으로 한 테러가 잇따라 정국 불안이 가속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정권교체 과정에도 상당한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18일 이번 총선에서 제2야당으로 약진한 테리크에인사프(PTI·정의를 위한 파키스탄 운동)의 2인자 자라 샤히드 후사인 PTI 수석 부대표(60)가 암살당했다. 앞서 3일에는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의 암살 사건을 수사하던 차우드리 줄피카르 알리 검사가 피살됐다.
후사인 부대표는 이날 남부 도시 카라치의 자택 앞에서 오토바이를 탄 무장괴한 3명의 총격을 받고 병원으로 이송 중 사망했다. 2008년 총선에서 단 한 석도 확보하지 못한 PTI는 11일 총선에서 26석을 얻어 집권당에서 제1야당으로 전락한 파키스탄인민당(PPP)에 이어 제2야당으로 도약했다. 후사인 부대표는 파키스탄의 국기(國技)인 크리켓 스타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임란 칸 PTI 대표와 함께 PTI의 핵심 인사로 활동해왔다.
PTI는 이번 총선 이후 연정 파트너로도 거론됐다. 파키스탄무슬림리그(PML-N)가 이번 총선에서 승리했으나 전체 272석 중 과반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후사인 부대표 암살로 정국은 파란이 불가피하게 됐다.
건국 후 재임한 27명의 총리가 단 한 번도 5년 임기를 마친 적이 없을 정도로 정국 불안이 심한 파키스탄은 유명 인사 테러가 끊이지 않았다. 2007년 12월에는 1998년 선거를 통해 이슬람 국가 최초의 여성 총리가 된 부토 전 총리가 재집권을 위한 유세 도중 암살당했다. 2011년 4월에는 부토 전 총리의 최측근이자 파키스탄에서 가장 인구가 많고 부유한 펀자브 주(州)의 살만 타시르 주지사가 이슬람 근본주의자 출신 경호원에게 피살됐다.
이번 총선 유세가 본격화한 4월 이후에도 선거 입후보자들을 대상으로 한 폭탄 테러가 잇따라 현재까지 150명 이상이 숨졌다. 9일에는 유수프 라자 길라니 전 총리의 아들인 알리 하이데르 길라니가 유세 도중 무장괴한에게 납치됐다. 길라니의 생사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으며 납치 과정에서 그의 비서가 숨졌다. 부토 전 총리의 아들이자 PPP의 대표인 빌라왈 부토 자르다리는 암살을 우려해 아예 국외로 피신했다. 경찰은 아직까지 부토 전 총리는 물론이고 알리 검사 암살범의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한편 칸 PTI 대표는 “후사인 부대표가 강도로 위장한 표적 테러에 희생됐다”며 카라치 지역에서 PTI와 강력한 경쟁 관계에 있는 정당 무타히다카우미운동(MQM)을 암살 배후 세력으로 지목했다.
PPP의 연정 파트너이기도 한 MQM은 이번 총선에서 18석을 확보했다. MQM 측은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는 이번 사건에 책임이 없다”며 “칸 대표의 발언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강력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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