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세청(IRS)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몇몇 보수단체에 대해 세무조사를 한 것과 관련해 이를 보고받은 적이 없다던 백악관이 사전 인지 사실을 인정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백악관이 최근 며칠간 말을 거듭 바꿔 오바마 대통령도 미리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논란도 거세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20일 브리핑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최측근인 데니스 맥도너 비서실장이 지난달 24일 표적 세무조사 논란에 관해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맥도너 비서실장을 비롯한 백악관 참모들이 대통령에게 보고하지는 않았다며 일부 언론이 제기한 오바마 대통령의 사전 인지 의혹을 강력 부인했다.
카니 대변인의 이 발언은 표적 세무조사 사실이 10일 언론에 보도된 후 백악관이 내놓은 4번째 논평이다. 당초 백악관은 10일 언론 보도를 통해 표적 세무조사 사실을 처음 알았다고 밝혔으나 13일 캐스린 루믈러 백악관 법률고문은 “지난달 22일 표적 세무조사에 대해 재무부가 보고서를 내놓을 예정이라는 사실을 통보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17일 제이컵 루 재무장관이 3월부터 재무부 보고서에 대해 알고 있었다고 인정했으며 20일에는 맥도너 비서실장까지 알고 있었다고 말을 바꿨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파문을 가라앉히기 위해 16일 IRS 청장을 경질했다. 하지만 이 사안을 사전에 인지한 백악관 참모의 급이 점점 높아져 오바마 대통령의 리더십과 권위에도 상당한 훼손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표적 세무조사, 언론 사찰, 벵가지 보고서 조작 등 오바마 대통령을 위기로 몰아가고 있는 3대 악재가 내년 11월 중간선거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공화당은 연일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상원 재무위원회 위원장인 공화당의 맥스 보커스 의원은 “이 사건에 관한 백악관과 재무부의 관련 서류를 모두 넘겨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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