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증시 7.3% 급락… 아베노믹스 ‘움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24일 03시 00분


13년만에 최대폭… 장기금리는 급등

쾌속 질주하던 일본증시가 23일 13년 만에 최대 폭으로 급락했다. 중국의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부진한 가운데 일본의 장기 금리가 1%까지 치솟은 게 악재였다. 일각에서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의 부작용이 본격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닛케이평균주가는 이날 14,483.98엔에 거래를 마감해 전일 대비 1,143.28엔(7.32%) 떨어졌다. 이날 하락폭은 정보통신(IT) 거품이 붕괴했던 2000년 4월 17일 하루 만에 1,426엔이 하락한 이후 13년 1개월 만의 최대 폭으로, 역대 11위 규모다.

HSBC와 마킷이코노믹스가 이날 발표한 중국 PMI 5월 잠정치가 시장 예상치보다 0.8포인트 낮은 49.6으로 나타나 7개월 만에 처음 위축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평가됐다. PMI는 50 이상이면 경기 전망이 확장, 미만이면 경기 위축을 나타낸다.

일각에서는 아베 정권 출범 후 급속한 엔화 약세 추세 속에 일본 증시가 과열된 만큼 중국발 악재를 계기로 조정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아베 정권이 출범하기 하루 전인 지난해 12월 25일 10,080.12엔이던 닛케이평균주가는 20일 5년 6개월 만의 최고치인 15,360.81엔으로 치솟아 52%의 폭등세를 보였다.

아베노믹스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일본 재무성이 전날 발표한 4월 무역수지는 8799억 엔(약 9조5029억 원) 적자였다. 적자 행진도 10개월 연속 이어졌다. 수출액이 지난해 4월 대비 3.8% 늘었지만 화력발전용 에너지 수입가 상승 등으로 수입액은 9.4%나 늘었기 때문이다. 수입가격 상승으로 물가가 뛰면서 서민경제의 고통은 가중되고 있다.

장기금리가 급등하는 것도 아베노믹스에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이날 일본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수익률)는 장중 한때 1%까지 상승해 2012년 4월 이후 1년 1개월 만의 최고치를 나타냈다. 장기금리가 뛰면 주택 및 가계대출 금리가 뛰면서 가계 소비가 더욱 위축된다. 기업 투자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도쿄=배극인·박형준 특파원 bae2150@donga.com
#일본증시#아베노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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