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대한 복지정책과 열린 이민정책으로 알려진 북유럽의 스웨덴에서 복지정책에 불만을 품은 이민자들의 폭동이 수일째 계속되고 있다.
스웨덴 일간지 더 로컬은 “19일 밤 후스뷔 지역에서 시작된 폭동이 이어져 22일 밤에는 차량 50여 대가 불타고 경찰 7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22일 시위에는 300여 명이 가담했고 이들은 학교와 병원 등에 난입해 돌을 던지고 불을 질렀다. 시위대의 방화로 17세기에 지어진 건물도 불길에 휩싸였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지는 보도했다.
폭동이 스톡홀름 북서쪽의 후스뷔 지역에서 남서쪽의 피트샤 지역까지 확산되자 프레드리크 레인펠트 총리는 이번 폭동을 강력 비난하며 경찰의 철저한 진압을 요구했다.
이번 시위는 13일 후스뷔 지역의 한 아파트에서 정신 이상에 시달리던 69세 노인이 큰 칼을 들고 다니다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저항하는 과정에서 총에 맞아 숨진 사건이 발단이 됐다.
단순 사건이 대중 폭동으로 이어진 것은 그동안 스웨덴 사회에 누적됐던 고질적인 병폐가 곪아 터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폭동을 주도한 청년 단체 메가포넨을 이끄는 라미 알카미시는 “이번 시위는 이민자들에 대한 차별로 쌓였던 불만이 한꺼번에 폭발한 것”이라고 말했다.
스웨덴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단순 제조업에 종사할 이민자들을 받아들였으며 최근에는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난민들이 대거 들어와 이민자는 국민의 15%에 이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발표에 따르면 스웨덴 태생 인구의 실업률은 6%지만 이민자 실업률은 16%로 높았다.
게다가 1990년대 초부터 복지 혜택이 줄어들기 시작한 데다 최근 유럽의 재정위기 여파로 이민자들은 더욱 직업을 구하기 어려워져 이민자와 스웨덴 태생 국민의 소득 격차는 급격히 벌어졌다. 이번 폭동이 시작된 후스뷔는 이민자 비율이 80% 이상인 슬럼가로 고질적인 실업과 가난에 시달리는 곳이다.
이런 가운데 이민자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시선도 곱지만은 않아 이민자와 스웨덴 태생 국민 간의 감정적 격차도 계속 벌어지고 있다. 반(反)이민 정책을 펼치는 극우 정당인 스웨덴 민주당이 2010년 처음 의석을 얻은 데 이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지율이 현재 3위까지 오른 것이 이런 사회 분위기를 잘 나타내준다.
베아트리세 아스크 법무장관은 “현재 스웨덴 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이민자들이 소외되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라며 “이민자 통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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