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은 GMO업체 몬산토 반대의 날” 52개국 시민 200만명 연대시위
“생산 중단-GMO표시 의무화” 요구
세계 52개국에서 25일 세계 최대의 유전자변형농산물(GMO) 업체인 몬산토에 반대하는 연대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AP통신 등 외신은 이날 미국 프랑스 칠레 등 52개국 436개 도시의 시민 200만 명이 몬산토와 GMO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전했다. 시위대는 이날을 ‘몬산토 반대의 날’로 불렀다. 미국의 다국적 농업생물공학 기업인 몬산토는 세계 GMO 관련 특허의 90%, 세계 GMO 종자 시장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백악관 앞에서 시위를 벌인 사람들은 올 3월 미 정부가 연방정부의 허가 없이도 유전자변형 식품을 생산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일명 ‘몬산토 보호법’ 관련 부칙을 통과시킨 것에 항의했다. 시위대는 “GMO 생산을 중단시키든지 GMO 표시를 의무화하라”고 요구했다.
몬산토의 GMO가 곡물시장을 거의 장악하다시피 한 아르헨티나에서는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와 지방도시 곳곳에서 시위가 잇따랐다. 시위대는 “몬산토가 영세 농민들을 농산물 시장에서 퇴출시키고 있다”며 “라틴아메리카에서 나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시위는 두 아이를 둔 주부 태미 먼로 커낼 씨(54)가 2월 28일 몬산토의 GMO 생산에 반대하는 내용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개설하면서 시작됐다. 커낼 씨가 페이스북에서 “5월 25일 시위를 벌이자”고 주장한 뒤 각국 환경단체 및 지역 운동가들이 동참했다. 커낼 씨는 “나의 두 딸과 미래 세대의 건강을 위해 뒷짐 지고 있을 순 없었다”며 “3000명만 참여해도 성공이라고 생각했는데 훨씬 많은 사람들이 참여 의사를 밝혀왔다”고 말했다.
몬산토 측은 시민의 의사 표현 권리는 존중하지만 GMO 기술 개발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몬산토와 듀폰 등 다국적 농업기업들은 GMO 기술 덕에 농업 생산성이 높아져 식량 부족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또 미 식품의약국(FDA)과 과학자들이 GMO 기술의 안전성을 인정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하지만 환경단체를 비롯한 소비자들은 GMO가 인체에 무해하다고 증명된 바가 없으며 자연환경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시민의 알권리를 위해 GMO 표시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미국 유기농식품 소매업체인 ‘홀푸드 마켓’ 관계자는 “GMO가 아닌 식품이라는 표시가 붙은 상품 판매량이 15∼30% 정도로 고정돼 있는 반면 GMO 상품을 피하는 소비자들은 늘고 있다”며 “2018년까지 모든 식품에 GMO 표시를 부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환경단체들은 몬산토와 같은 GMO 회사가 환경도 파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GMO 생산 때 사용되는 살충제와 제초제가 꿀벌 수를 급격히 줄여왔다”며 “사람은 물론이고 곤충 수백만 마리의 생명도 위협하고 있다”고 항의했다.
한국에서도 유전자조작식품반대 생명운동연대 주최로 24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몬산토코리아 앞에서 몬산토 반대 시위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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