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정부가 5일 해외에서 유입되는 채권에 대한 금융거래세(토빈세)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도입한 지 약 4년 만이다.
이와 관련해 국내 증권사에는 투자자들로부터 투자 상담 문의가 쏟아졌다. 절세를 목적으로 한 고액자산가의 뭉칫돈이 브라질 채권시장으로 쏠릴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토빈세는 단기성 외환거래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글로벌 투기자금이 급격히 유입됐다가 일시에 빠져나가며 발생할 수 있는 금융위기를 방지하기 위한 장치다.
브라질에 토빈세가 도입된 건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당시 브라질 정부는 각 국가가 경기 회복을 위해 늘린 유동성이 몰려들자 채권과 주식에 2%의 세금을 부과하기 시작했다.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세율을 올려 현재의 6%가 됐다. 그러나 높은 세율 때문에 해외 투자는 급속히 위축됐고, 브라질로 유입되던 외국인 자금은 2010년 630억 달러, 2011년 353억 달러, 2012년 88억 달러로 계속 줄었다.
최근 미국이 곧 양적완화를 중단할 것을 시사하면서 해외자금이 본격적으로 이탈할 것으로 관측되자 브라질 정부가 채권 토빈세 폐지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이다. 주식 토빈세는 지난 2011년 이미 폐지됐다.
브라질 토빈세가 폐지되면 국내 고액자산가에게는 좋은 투자처가 하나 늘어나는 셈이다. 기존에는 1억 원을 투자할 경우 토빈세 6%를 제외한 9400만 원에 대해 약 10%의 수익률을 받았지만, 앞으로는 투자액 전체에 대해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고액자산가들이 브라질 채권 투자를 늘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수정 현대증권 신탁부 팀장은 “아침부터 채권 투자 규모를 늘리는 게 어떻겠냐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잇따랐다”며 “최소 투자 기준인 3000만 원만 투자하던 고객 가운데 투자금액을 5000만 원으로 늘리겠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았다”고 말했다.
토빈세 폐지로 브라질에 대한 단기투자를 하려는 수요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에는 투자자금에 대해 초반에 6%를 떼고 운용에 들어갔기 때문에 낸 세금만큼의 수익률을 회복하려고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10년 만기 상품에 투자했다.
김중현 신한금융투자 글로벌 팀장은 “기존에는 토빈세를 상쇄하기 위해 10년 이상 투자하는 고객이 많았다”며 “앞으로는 1년 또는 3년의 단기 투자도 가능해져 절세 수요자의 움직임이 본격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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