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미스코리아 대회는 지난 4일 치러졌다. 그런데 이 행사가 언제 열렸는지, 누가 진선미에 선발됐는지 뒤늦게 알았다는 반응이 제법 많다. 지상파에서 생중계하는 떠들썩한 행사에서 상대적으로 시청률이 낮은 케이블채널에서나 볼 수 있는 '그들만의 행사'가 되면서 파급력이 약해진 탓이다.
이 대회 생중계는 2002년 지상파에서 중단된 뒤 케이블채널을 통해서만 볼 수 있다. 한 때 전국 시청자를 사로잡았던 미스코리아 대회가 '찬밥' 신세가 된 데는 '안티 미스코리아'의 영향이 컸다.
여성운동단체 '이프'는 여성의 성(性) 상품화를 비판하면서 1999년부터 2004년까지 '안티 미스코리아' 대회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며 개성이 '미의 기준'이라는 취지로 열린 여성운동이었다. 미스코리아 대회가 지상파에서 사라진 배경에는 '안티 미스코리아' 운동이 있다는 게 정설이다.
정형화된 미의 기준에 지친 사람들이 '안티 미인대회' 눈을 돌리고 있다. 이는 외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최근 브라질에서는 '미스 할머니' 선발대회가 열려 훈훈함을 자아냈다. 참가자격은 60세 이상 여성으로 가장 아름다운 노부인을 뽑는 대회. 여기서 '아름답다'의 기준은 외모가 아니라 미소, 성품, 우아함 등 내면의 미를 말한다.
이 대회에는 200여 명이 참가했는데 최고령 87세 할머니도 대회를 즐겼다. 여기서 1등을 차지한 이레닐다 메네세 데 올리베이라(65)는 "춤추고 즐기고 행진하기 위해 나왔는데 성공했다"면서 "정말 감동적인 순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지난해 이스라엘과 브라질에서는 '플러스 사이즈' 미인대회가 열려 과체중 여성의 지지를 얻었다.
이 대회는 마른 체형 대신에 80kg 이상 과체중 여성만이 참여할 수 있다. 이는 여성이 날씬해야 한다는 편견을 깨고, '뚱뚱해도 아름답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계기가 됐다.
이스라엘에서는 버드 피셔(22)가, 브라질에서는 바바라 몬테리오(37)가 건강한 아름다움을 뽐내면서 최고의 '플러스 사이즈' 미녀로 각각 왕관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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