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브롱크스의 30대 여배우가 끈질긴 인터넷 추적 끝에 27년 전 아버지를 살해한 범인을 붙잡았다. 뉴욕경찰은 “그녀는 다이너마이트 같았다”며 칭송했지만 자기들의 할 일을 대신한 그녀의 활약에 머쓱해질 수밖에 없게 됐다.
화제의 인물은 곧 방영될 드라마 시리즈 ‘하이츠의 주부들(Wives in the Heights)’에 주연 배우로 출연하는 조슬린 마르티네스(36).
사건은 마르티네스가 9세였던 1986년 11월에 발생했다.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이민 온 그녀의 가족은 맨해튼에서 레스토랑을 경영하고 있었다. 당시 범인 주스토 산토스가 들어와 행패 부리는 것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아버지는 범인이 쏜 총에 숨지고 말았다. 뉴욕경찰국(NYPD)은 용의자를 산토스로 지목하고 체포에 나섰으나 모국인 도미니카공화국으로 도주한 다음이었다. NYPD는 이후 이 사건을 미제 사건으로 분류하고 수사를 중단했다.
그녀는 10년 전 아버지 기일 때 직접 조사에 나서기로 결심하고 2006년 당시 인기를 얻기 시작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부터 뒤지기 시작했다. 마이스페이스닷컴과 페이스북에 범인의 이름을 넣고 찾아보았지만 그의 정보는 뜨지 않았다. 몇 년 뒤 인물검색 사이트인 백그라운드닷컴에서 드디어 그의 이름을 발견했다. USA피플서치닷컴 피플룩업닷컴 등 유사한 유료 사이트에 가입한 뒤 똑같은 정보를 찾을 수 있었다. 그녀는 최근 뉴욕 34지구 경찰서를 찾아 범인의 주소와 전화번호를 수사관들에게 넘겨주었다.
그녀가 범인을 잡은 데 들인 것은 8년의 시간과 사이트 가입비 280달러(약 31만7000원)였지만 무엇보다 진실을 알고 싶었다. 경찰은 6일 마이애미에서 범인을 붙잡았다. 사건 발생 몇 년 뒤 미국에 다시 들어온 그는 청소용역업체 매니저를 하면서 떵떵거리며 살고 있었다. 경찰은 이번 주에 그를 뉴욕으로 이송해 법정에 세운다. 범인 검거 후 그녀는 “한 번도 그의 얼굴과 이름을 잊은 적이 없다. 꼭 법정에 세워 왜 아버지를 살해했는지 그 이유를 듣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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