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펑리위안과 면담일정 별도로 잡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28일 03시 00분


[한중 정상회담]여성대통령 의전에 각별한 신경

한중 정상회담이 열린 27일 오전 출국을 앞둔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한쪽 눈은 토끼 눈처럼 새빨개진 채 부어 있었다. 회담 준비로 매일 새벽까지 업무를 계속하다 당일 실핏줄이 터져버린 탓이었다.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의 첫 방중 및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준비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특히 중국은 이명박 정부에서 관계가 상대적으로 소원했다는 지적도 있었던 만큼 5월 초 한미 정상회담이 끝난 직후부터 “이제는 중국”이라며 미국과의 정상회담 못지않게 공을 들였다.

중국 쪽에서 한국의 첫 여성 대통령인 박 대통령의 방문을 앞두고 각별한 관심을 보이며 의전 준비에 필요한 정보와 자료들을 요청해 왔다고 한다. 중국은 환대의 뜻을 보여주기 위해 중국의 퍼스트레이디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의 만남 일정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호의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양국은 ‘한중 미래비전 공동선언’에 담길 구체적인 문안을 놓고 막판까지 팽팽한 ‘밀고 당기기’를 계속했다.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두 나라가 합의할 내용과 표현의 수위가 최대 쟁점이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중국이 협의 과정에서 ‘성동격서(聲東擊西)’식으로 나온다고 느껴지는 때도 있었다”며 조율 과정이 쉽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외교소식통도 “한중 양쪽이 처음에 서로가 받기 어려운 내용을 던진 뒤 엄청나게 싸우면서 조금씩 맞춰나갔다”고 전했다. 양국은 이번에 공동선언 외에 처음 내놓는 별도의 부속서 작성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경제 인문 사회 교류 등 모든 분야에서 협력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액션플랜을 넣기 위한 실무진 간 논의가 이어졌다.

청와대는 방중 기간에 윤창중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사건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수행단에 별도의 교육을 하기도 했다. 음주는 물론이고 발마사지도 금지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펑리위안#한중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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