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델라, 산소호흡기 의존… 가족들 최종선택만 남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28일 03시 00분


남아공 대통령, 출국일정 취소

27일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입원해 있는 프리토리아의 메디클리닉 심장병원 담벼락에 그의 회복을 기원하는 카드와 사진 등이 붙어 있다. 만델라 전 대통령은 현재 산소호흡기에 의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토리아=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27일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입원해 있는 프리토리아의 메디클리닉 심장병원 담벼락에 그의 회복을 기원하는 카드와 사진 등이 붙어 있다. 만델라 전 대통령은 현재 산소호흡기에 의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토리아=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폐 감염으로 8일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리토리아의 메디클리닉 심장병원에 입원한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의 상태가 더욱 악화돼 생명유지 장치에 의존해 투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델라 전 대통령의 가족 원로 중 한 명인 나필리시 만델라 씨는 병문안을 다녀온 뒤 “만델라가 기계에 의지해 연명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27일 전했다. 미 CNN방송도 26일 밤 남아공 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위독한 상황으로 알려진 만델라 전 대통령이 생명유지 장치에 의존하고 있다”고 전했다.

만델라 전 대통령의 장녀인 마카지웨 씨(60)도 27일 현지 라디오방송 SAFM과의 인터뷰에서 “어떤 일이든 곧 닥칠 상황”이라며 “신(神)만이 아버지가 세상을 떠날 때를 알 것”이라고 말했다.

남아공 일간지 시티즌은 만델라 전 대통령의 상황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만델라의 가족은 산소호흡기 스위치를 끄느냐 마느냐의 선택만 남겨둔 상황”이라고 전했다. 남아공 일간지 더 타임스는 만델라 전 대통령 가족 중 연장자들이 이날 그의 상태를 살펴보고 어떻게 할 것인지를 결정하고자 프리토리아를 방문했다고 전했다.

만델라 전 대통령의 가까운 친구이자 전 변호인이었던 조지 비조스 씨는 “가족은 의사들과 함께 만델라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를 의논하고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맥 마하라지 대통령실 대변인은 확인이나 부인을 하지 않은 채 “언론이 윤리적 기준을 지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만델라 전 대통령의 타계에 대비해 그의 시신을 안치할 곳으로 프리토리아의 한 군 교회가 준비 작업을 끝낸 상태라고 현지 일간지 빌트가 27일 보도했다.

이에 앞서 제이컵 주마 남아공 대통령은 26일 밤 병원을 방문한 뒤 성명을 내고 “만델라가 여전히 병원에서 위독한 상태임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주마 대통령은 27일 모잠비크 수도 마푸투에서 열린 남부아프리카개발공동체(SADC) 정상회의 참석을 취소했다.

프리토리아=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만델라#남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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