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만델라는 내 영웅” 남아공 방문해 쾌유 기원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일 03시 00분


병문안 대신 가족들 만나 위로

미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첫 흑인 대통령 간의 역사적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을 “나의 영웅”이라고 치켜세우며 학생들에게 “(만델라처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잊지 말라”고 호소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수도 프리토리아의 대통령 궁인 유니언 빌딩에서 제이컵 주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마디바(만델라의 존칭)의 도덕적 용기는 내게, 그리고 전 세계에 영감을 불어넣었다”며 “만델라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아픈) 그를 향해 쏟아지는 사랑은 정의와 존엄성에 대한 갈망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쾌유를 기원했다.

주마 대통령은 “만델라와 오바마 대통령은 양국의 첫 흑인 지도자라는 점에서 역사로 묶여 있다”며 “두 사람 모두 수백만 아프리카인의 꿈을 짊어지고 있다”고 화답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요하네스버그대 소웨토 캠퍼스에서의 연설에서 “27년의 수감생활 동안 인간애에 대한 그의 신념을 시험하는 어두운 순간들이 있었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며 “여러분에게도 신념을 시험하는 때가 오겠지만 나는 여러분을 믿는다”고 말했다. 소웨토는 만델라가 살았던 요하네스버그 내 흑인 거주 구역으로 남아공 민주화의 성지가 된 곳. 오바마 대통령은 또 한 해 아프리카 학생 500명이 미국 대학에서 유학할 수 있게 하는 ‘워싱턴 펠로십’ 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만델라가 입원한 병원에 가는 대신 만델라재단 내 만델라 기념센터에서 30분 동안 만델라의 두 딸과 손자 8명을 만났다. 오바마는 병원에 있는 만델라의 부인 그라사 마셸 여사와는 통화를 하고 “어려운 시기를 헤쳐 나가는 가족을 진심으로 성원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소웨토 캠퍼스 앞에서는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에 대한 미국의 정책에 항의하며 300여 명이 시위를 벌였으며 경찰은 고무탄 등으로 시위대를 해산했다. 이 과정에서 1명이 다치고 1명이 체포됐다. 주마 대통령은 이날 만델라의 건강은 “위중하지만 안정적”이라며 “우리는 그가 곧 병원에서 퇴원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요하네스버그=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오바마#만델라#남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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