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10대 자매 2명이 빗속에서 춤을 추고 그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었다는 이유로 의붓오빠 등에게 살해당했다. 자매의 어머니도 함께 살해됐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지난달 23일 파키스탄 북부 길기트발티스탄 주 칠라스 마을에 사는 노르 바스라(16)와 노르 세자(15) 자매가 어머니와 함께 총탄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고 지난달 30일 전했다. 범인은 의붓오빠 쿠토레 씨(22)와 공범 등 남성 5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자매는 약 6개월 전 파키스탄 전통복장을 한 채 빗속에서 웃으며 춤추는 모습을 휴대전화 동영상에 담았다. 동네 어린이 2명도 동영상에 함께 등장한다. 경찰은 이 동영상이 최근 인터넷에 공개되자 의붓오빠 쿠토레 씨가 집안의 명예를 회복하겠다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비를 맞으며 춤추는 행위 자체는 문제될 게 없다”며 “여자가 춤추는 모습을 인터넷에 올려 외부에 공개하는 것은 이슬람 문화권에서 명예를 실추시킨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현재 쿠토레 씨 등 도주한 범인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이른바 ‘명예살인’으로 일부 이슬람 국가에서 불륜 등으로 집안의 명예를 떨어뜨린 집안 여성을 살해하는 관행을 뜻한다.
파키스탄에서는 매년 1000여 명이 명예살인으로 살해된다. 지난해 칠라스 마을에서는 결혼식 파티에서 남성과 노래를 부르고 춤춘 여성 4명이 부족 장로들에게 살해됐다. 파키스탄 정부는 명예살인을 줄이기 위해 관련 범죄의 형량을 늘리는 등 제도를 개선했지만 기소율이 낮고 범인 대다수가 도망가는 바람에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