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 축출에 앞장선 압둘 파타 알시시 국방장관(59)과 4일(현지 시간) 임시 대통령에 취임한 아들리 알만수르 헌법재판소 소장(68)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알시시 장관은 11개월 전 무르시 대통령에 의해 군부 수장에 올랐다. 영국 BBC 등 외신은 “알시시 장관이 이집트 정국 변화의 중심에 서게 됐다”며 그를 집중 조명했다. 1954년 카이로에서 태어난 알시시 장관은 전형적인 엘리트 군인이다. 1977년 이집트 군사아카데미를 졸업한 뒤 영국 합동지휘참모대와 미 육군대학원 등에서 유학했다. 정보 외교 계통의 요직을 두루 거친 그는 무바라크 정권에서 사우디아라비아대사관 무관과 군 정보사령관 등을 지냈다.
무르시 대통령이 지난해 8월 후사인 탄타위 국방장관의 후임으로 그를 지목한 것은 조용한 성품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유순한 알시시 장관을 통해 군부를 장악하려 했다는 것이다.
무슬림형제단을 지지하는 등 독실한 이슬람 신자라는 점도 발탁 배경으로 꼽힌다. 알시시 장관은 2011년 반정부 시위 때 여성 시위대에 대한 군의 ‘처녀성 테스트’를 옹호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무르시 정권에 대한 반발이 확산되자 그는 예상과 달리 과감하면서도 신속한 결단을 내려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을 당황케 했다.
알만수르 소장은 1992년부터 헌재 부소장으로 있다가 전임자의 사임으로 무르시 대통령에 대한 시위가 본격화된 1일 헌재 소장에 취임한 인물이다.
이집트 카이로대를 거쳐 프랑스 최고 엘리트 양성기관인 국립행정학교(ENA)를 졸업한 그는 무바라크 정권 시절부터 사법부에 몸담았지만 정치적 성향을 드러낼, 눈에 띄는 활동은 하지 않은 인물이다. 이집트 사법부의 판단은 법원 전체의 이름으로만 공표돼 판사 개인의 개별적 판결 성향을 파악하는 것이 힘들다. 이집트 군부가 헌재 소장인 그를 대통령에 앉힘으로써 헌정 중단으로 받을 수 있는 비난을 피해 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또 그의 조용한 성격도 임시 대통령으로 낙점되는 데 중요한 작용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알만수르를 만난 적이 있는 미국 조지워싱턴대 네이선 브라운 정치외교학 교수는 “그는 상냥하면서도 과묵한 성격”이라며 “판사로서도 비대결적이며 타협적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이런 성격 때문에 이집트 군부는 권력 획득을 추구하지 않을 인물로 그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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