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7.5%로 예상치 부합했지만, 경기침체에 하반기 6%대 추락 가능성
6월 수출도 17개월만에 마이너스, 연말 美출구전략 겹칠땐 한국에 직격탄
중국 경제가 올 2분기(4∼6월)에 전년 동기 대비 7.5%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전문가들의 예상과 부합한 수준으로 금융시장에 큰 충격은 없었지만, 중국의 성장 둔화가 이제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면서 한국 등 세계 경제에 상시적 리스크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르면 올 하반기에 중국 성장률이 6%대로 추락해 ‘경착륙’을 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5일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분기의 7.7%에 비해 0.2%포인트 낮아진 7.5%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중국 경제는 지난해 2분기(7.6%)부터 다섯 분기 연속 7%대 성장률을 이어갔다. 중국의 성장률은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8년 4분기∼2009년 1분기 잠시 6%대로 떨어진 적이 있었지만 정부의 과감한 부양책에 힘입어 곧 10% 안팎의 고성장세를 회복한 바 있다.
중국 경제가 장기 정체 상태에 빠진 것은 경제 성장을 짓누르는 요인들이 안팎으로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우선 세계 경제의 침체로 인해 지난달 중국의 대외수출은 17개월 만에 처음으로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 성장’(―3.1%)을 보였다. 또 중국의 새 지도부는 각종 부양책을 동원한 무리한 성장보다는 구조조정 및 개혁을 통한 ‘안정적 경제 관리’를 지향하고 있다. 부동산과 금융시장의 거품을 줄이기 위한 긴축 정책을 통해 7%대 이하의 감속 성장을 사실상 용인해 온 것이다.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2분기 성장률이 기대 이하는 아니지만 투자, 수출 등의 지표가 여전히 불안하다”며 “6%대로 떨어질 위험도 있지만 그럴 조짐이 보이면 중국 정부가 부양책을 가동해서 7% 선은 지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 경기 회복을 기대하는 한국 정부는 중국 경제의 둔화가 미국 양적완화 축소와 맞물려 또 하나의 해외 악재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면서 상황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 통상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한국의 성장률은 0.2∼0.4%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경제 전망에서 중국의 올해 성장률을 7%대 중후반 수준으로 예상했다. 만약 중국이 이보다 두드러지게 낮은 성장률을 보이며 경착륙을 하면 한국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기획재정부 당국자는 “중국이 중장기적으로 연 7∼8%의 성장세만 이어가도 한국에 큰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국이 질적인 성장으로 궤도를 수정하는 추세인 만큼 한국도 수출상품의 질을 높이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는 중국 성장률이 예상치에 부합한다는 소식에 상승세로 돌아서 0.28% 오른 1,875.16에 마감됐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이사는 “중국 성장률이 예상치대로 나오자 투자자들은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였지만, 중국의 3분기 경기에 대한 우려감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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