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청소년 유엔총회에서 연설한 파키스탄 소녀 말랄라 유사프자이 양(15)이 여성 교육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10월 여성의 교육받을 권리를 주장하던 그는 탈레반의 총탄을 머리와 목에 맞고 중태에 빠지면서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유사프자이 양 외에도 어린 나이에 시련을 딛고 사회 부조리에 맞서는 10대 소녀 투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독일 슈피겔 인터넷판은 14일 각국의 ‘말랄라’를 소개하며 “어리지만 당당히 자신의 아픔과 의견을 드러내는 이들의 목소리는 더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 주 러크나우 시에 사는 13세 소녀 디야 양의 삶은 올해 5월 이후 돌변했다. 낯선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한 그는 당당히 경찰 조사에 응했다. 피해 사실을 숨기려는 대부분의 여성과 달리 용기 있는 선택을 한 것이다. 그는 “사건 이후 ‘붉은 여단’에 가입해 이곳의 회원들과 성폭행 피해 여성에게 스스로 보호하는 방법을 알리고 가해자를 응징하고 있다”며 “‘성폭행 피해자’라는 낙인에 짓눌려 내 미래를 허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1년 설립된 붉은 여단은 호신술을 가르치고 성폭행 피해자를 돕는 여성단체다. 11∼25세 여성 10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브라질의 이사도라 파베르 양(14)은 자신의 페이스북 ‘교실 일기’에 학교의 문제점을 고발하며 스타가 됐다. 그는 부서진 문고리, 교사의 폭언, 부실한 급식 등을 사진이나 동영상에 담아 페이스북에 올려 또래에게서 전폭적 지지를 받았다. 지난해 6월 개설한 교실일기의 구독자는 50만 명을 넘어섰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올해 그를 브라질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25인으로 꼽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사과 농장에서 일하는 17세 소녀 발렌티니 양은 동년배 친구 200여 명과 함께 여성 교육 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집트의 나흘라 에나니 씨(24)는 10대는 아니지만 지난해 타흐리르 광장 시위 때 성추행을 당한 뒤 블로그에 여성인권 문제를 지적하는 글을 올려 주목받았다. 12세 때 베트남 국경에서 납치된 뒤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3년간 성노예 생활을 하다 탈출한 시나 반 씨(29)는 자신을 구출해준 여성단체 ‘소말리 맘’의 활동가로 변신하는 등 여성 인권 운동에 앞장서는 당당한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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