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외환관리국 주창훙 CIO 소개
美서 물리학 공부하다 채권투자 입문, 부임후 투자 다변화로 ‘구세주’ 칭호
3조5000억 달러(약 3921조 원)를 주무르는 사나이가 어제까진 ‘투명인간’이었지만, 오늘부턴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됐다. 미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보유한 외환을 관리하는 국가외환관리국(SAFE)의 주창훙(朱長虹·43·학창시절 사진) 최고투자책임자(CIO)를 17일 자세히 소개했다.
세계 최대 외환보유국인 중국은 6월 말 기준 3조5000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이 돈의 투자처와 투자 방식을 결정하는 사람이 바로 주 CIO다. WSJ는 “맡은 역할에 비해 지나치게 베일에 가려져 있던 남자”라고 설명한 뒤 그의 이력부터 투자 성향에 이르기까지 상세하게 소개했다.
중국 안후이(安徽) 성 출신인 주 CIO는 1989년 중국 과학기술대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시카고대에서 양자물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학자보다는 투자가의 꿈을 품은 그는 1999년 세계 최대 채권투자회사인 핌코에 입사했다. 이때부터 핌코의 공동대표인 빌 그로스의 오른팔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 CIO는 미국에서 20년을 살다가 2010년 재미 경제학자 출신인 이강(易綱) 당시 SAFE 국장에 의해 스카우트됐다. 이 국장은 현재 런민(人民)은행 부행장이다.
주 CIO가 부임한 뒤 SAFE는 종전의 ‘안전 제일주의’ 투자 전략에서 탈피했다. 주 CIO는 미국 채권 위주에서 벗어나 미국 회사채와 주식, 유럽 국채, 부동산 등으로 투자를 다양화했다. 2010년 6월 외환보유액의 45%를 미국 국채에 투자했지만 주 CIO가 결정권을 행사한 지 2년 뒤 그 비중은 35%로 낮아졌다. 반면 미국 회사채와 주식 투자 비중은 5%에서 7%로 늘었다. 최근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 계획을 언급하면서 채권 시장이 급속도로 위축되면서 주 CIO의 판단과 결정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주 CIO는 SAFE의 구세주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