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을 당한 20대 여성이 당국에 이를 신고했으나 오히려 혼외정사 혐의로 체포돼 법원으로부터 1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18일(현지시간) 노르웨이 포스트, USA 투데이 등 외신에 따르면 25세의 노르웨이 여성이 이슬람 국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두바이에서 이 같은 일을 당했다.
피해 여성은 지난 3월 업무 회의차 방문한 두바이에서 성폭행을 당했다. 피해여성은 이를 경찰에 신고했다. 그런데 경찰은 사건 조사 대신 그녀의 여권을 압수하고 구금했다. 며칠간 구치소에 갇혀있던 그녀는 전화 사용도 금지됐다.
노르웨이 영사관이 두바이 당국과의 협상을 통해 그녀를 석방했지만, 기소를 피할 수는 없었다. 그녀는 두바이에 있는 '노르웨이 선원 교회'에 머물며 재판을 받았다. 그리고 17일 두바이 법원은 그녀에게 16개월 형을 선고했다. 혼외정사 외에 위증과 음주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노르웨이 외무부는 판결 다음날 "우리의 법감정에 반하는 판결"이라며 "서양의 인권으로 볼 때 매우 문제가 많다"고 강한 유감을 표했다.
UAE 법원에서 성폭행을 유죄로 인정하는 경우는 용의자의 자백이나 성폭행 상황을 목격한 성인남성 4명의 증언이 있어야만 한다.
그래서 이 나라에선 성폭행을 당한 여성이 엉뚱한 혐의로 처벌받은 일이 종종 일어난다. 지난해 12월 28세의 영국 여성은 두바이에서 납치돼 3명의 남성으로부터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 하지만 그는 당국의 허가 없이 술을 마셨다는 이유로 벌금 257달러를 물어야 했다.
3년 전에는 18세의 UAE 여성이 남성 6명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고 신고했으나 오히려 사회 통념에 어긋나는 부정한 성관계를 했다는 이유로 1년형을 선고받았다.
2008년 UAE의 한 리조트에서 마약에 취해 정신이 없는 상태로 집단 성폭행을 당한 호주 여성도 혼외정사 혐의로 11개월, 음주 혐의로 1개월 등 총 12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댓글 0